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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운행땐 처벌…차주들 "우리에게 피해 전가"

중앙일보 2018.08.14 13:53
BMW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하는 김현미 장관   [중앙포토]

BMW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하는 김현미 장관 [중앙포토]

 
국토교통부가 일부 BMW 차량에 대해 사상 초유의 운행정지 명령 절차를 개시했다. 하지만 법 규정이 애매하고, BMW를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 입장에선 여전히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BMW 차량 운행정지 결정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자동차관리법 37조에 따라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에 점검 명령과 운행정지 명령을 발동해 줄 것을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자동차관리법 37조에 따르면, 운행정지 권한은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14일 오후 전국 시·도 교통국장 회의를 열고 운행정지 명령에 지방자치단체가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15일 0시까지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의 소유주에게 해당 차량이 등록된 시·군·구가 운행정지 명령서를 발송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가 차량 리스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담화 발표 후 인사하는 김현미 장관 [중앙포토]

담화 발표 후 인사하는 김현미 장관 [중앙포토]

 
운행정지 명령서는 우편으로 발송한다. 차량 소유주가 이를 수령하는 즉시 해당 차량은 운전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는 “운행정지 명령을 받은 차량은 긴급 안전점검을 받으러 가는 목적 외에는 운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BMW그룹코리아 서비스센터가 진행 중인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의 소유주에게 검사 명령을 발동한다. 14일 오전 7시 기준 리콜 대상 차량 10만6317대 중 7만9000대(74.3%)가 안전진단을 완료했다. 하루 평균 7000여대가 안전진단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5일 자정까지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은 2만여 대로 추산할 수 있다.
 
만약 검사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엔 운행정지를 명령한다. 양종호 국토부 교통정책실 서기관은 “리콜 대상 BMW 차량 중 긴급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차량에 운행 중지 명령을 발동한 것이며, 일단 BMW그룹코리아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으면 운행 중지 명령은 풀린다”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BMW 차량 운행정지 결정 관련 담화문을 발표했다. [중앙포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BMW 차량 운행정지 결정 관련 담화문을 발표했다. [중앙포토]

 
국토교통부는 리콜 대상 차종의 교체 대상 부품(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을 오는 12월 중순에나 모두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8일 김현미 장관이 운행중지 명령을 검토하자 렌터카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중앙일보 8월 9일 종합2면
 
이에 대해 김경욱 국토부 물류정책실장은 “운행중지 명령을 받은 차량은 BMW에서 대체 차량을 제공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별 문제가 없을 듯 하다”고 밝혔다. 양종호 서기관도 “지금까지 7만대의 BMW 차량이 긴급 안전점검을 받았고, 이 중 약 5000대의 렌터카를 무상대차했다”며 “확률적으로 BMW그룹코리아가 충분히 렌터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력 동원 기준과 처벌 방식도 공정성 여부가 논란이다. 국토부는 경찰과 전산 자료를 공유해 운행정지 명령을 받은 BMW 차량을 발견하면 안내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김경욱 실장은 “자동차관리법 81조 22호에 따라 차량 점검 명령을 위반하면 (운행정지 명령을 받은 차량을 운행하면) 1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처벌 조항을 적용하기 보다는 위험한 차량을 분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리콜 대상 차량이 사고를 유발하면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실장은 “정부 조치를 무시하고 운행하다 화재사고가 발생하면 고발할 예정”이라며 “법률적인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즉, 리콜 대상 차주가 운행을 하더라도 당장 처벌하지 않겠지만, 사고가 나면 처벌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정부의 무능으로 발생한 사태의 피해를 차량 소유주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양양고속도로 달리다 불 난 BMW. [중앙포토]

양양고속도로 달리다 불 난 BMW. [중앙포토]

 
정부 기관의 점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정부의 운행정지 명령이 전적으로 BMW그룹코리아 서비스센터 직원들의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도 문제다.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긴급 안전점검 결과 ‘이상 없음’으로 판단하면, 정부의 운행정지 명령은 즉시 해제된다. 서비스센터에서 실수로 잘못된 판단을 하면 장관의 명령은 무용지물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긴급 안전진단을 마치고 지난 4일 전라남도 목포에서 불탄 BMW 520d 차량에 대해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은 “직원 실수에 의한 사고였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리콜 대상이 아닌 BMW 차량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시사했다. 김경욱 실장은 “(BMW 주장대로) 리콜 대상 차량은 대부분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가 화재 원인과 관련이 있었다”며 “다른 차량은 추가 조사를 통해 조취를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결함은폐·늑장리콜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가 완료된 이후 여러 가지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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