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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2년 전 EGR 설계 변경 … 결함 알고도 은폐 의혹”

중앙일보 2018.08.14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BMW 화재 관련 긴급 간담회’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이날 김 회장은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델에서도 유사한 결함이 발견돼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부품 모듈을 교체할 예정“이라며 차량 화재 원인은 ‘부품 결함’이라고 주장했다. [임현동 기자]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BMW 화재 관련 긴급 간담회’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이날 김 회장은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델에서도 유사한 결함이 발견돼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부품 모듈을 교체할 예정“이라며 차량 화재 원인은 ‘부품 결함’이라고 주장했다. [임현동 기자]

BMW 디젤 차량의 주행 중 화재가 잇따르면서 13일 여당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간담회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화재사고 피해자들은 이날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BMW코리아와 독일 본사가 결함 가능성을 미리 알고도 숨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토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BMW 화재사고 긴급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정기국회에서 사고 방지 대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특히 리콜(recall·결함 보상) 제도 개선 일환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자동차 제작 결함이 발견됐을 때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윤관석(인천 남동을) 의원은 “제조사가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 차량 결함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쳤을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운행 중단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국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입법이 진행될 것이며, 자동차관리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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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별 법률에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넣는 것에 대해선 우려도 적지 않다. 이미 제조물책임법에 ‘피해액의 3배’를 배상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자동차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만 강화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간담회에 출석한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연이은 화재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사과한다”며 “화재 원인 분석 과정의 적정성 검증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 차종별 화재건수

BMW 차종별 화재건수

BMW코리아는 당초 14일로 예정했던 긴급 안전진단 기한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리콜 대상 차량 10만6317대 중 7만2188대(67.9%)만 안전진단을 완료해서다(13일 오전 7시 기준). 안전진단 대기 차주에게 제공하는 렌터카 무상대차 서비스도 계속한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지금까지 4936대의 렌터카를 제공했고, 앞으로도 렌터카 수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안전진단을 받지 못했거나 안전진단 결과 위험하다고 판단된 BMW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 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실제 운행중지 명령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BMW 화재 차량 피해자들은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30일 첫 집단소송을 낸 피해자들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 하종선 변호사는 이날 고소인 조사를 앞두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손해배상(민사) 외에 형사고소까지 한 건 BMW가 결함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제조물책임(PL)법 전문가인 하 변호사는 “BMW 측이 질소산화물 감축장치인 EGR의 결함을 시인했기 때문에 사전에 알고도 이를 은폐했는지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2년 전부터 해당 부품의 결함이 보고돼 수리해 줬고 2016년 말부터 판매된 디젤 차량은 EGR 부품 설계를 변경하기도 했다는 것은 화재 위험을 미리 알고 해당 부품의 내구성과 쿨러(냉각장치)의 용량을 늘렸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BMW 화재 차량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배기량 2L 디젤엔진 장착 모델이다. 피해자들은 2017년 출시된 현행 520d 모델(코드명 G30) 차량은 개선된 EGR 어셈블리(결합 부품)가 장착된 반면, 리콜 대상인 구형 모델(코드명 F10)에는 결함이 있는 부품이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BMW코리아 측은 리콜 대상 차량 10만6000대의 안전진단을 통해 EGR 어셈블리를 개선품으로 교체하고 EGR 배관 내에 쌓인 침전물을 세척해 주고 있다.
 
하 변호사는 “BMW의 디젤 차량이 유럽에서도 질소산화물을 억제하기로 유명했는데 EGR 성능을 높이는 과정에서 내구성 예측설계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강제수사를 통해 BMW코리아와 본사 간 e메일 등을 확보하면 결함을 알고도 은폐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국토교통부가 원인조사의 로드맵을 투명하게 밝히고 국내에서만 화재가 빈발하는 이유를 신속히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해자 대표들은 고소장에서 “미국에서 리콜이 진행됐던 배선 결함을 비롯해 EGR 외의 다른 화재 원인이 있는지, BMW코리아가 이를 알고도 은폐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오후 양양고속도로 양양방향 화도IC 인근을 달리던 BMW M3 차량에서 불이 났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양양고속도로 양양방향 화도IC 인근을 달리던 BMW M3 차량에서 불이 났다. [연합뉴스]

◆양양고속도로서 M3 차량도 불=13일 경기도 남양주시 양양고속도로에서  BMW M3(가솔린) 차량에 불이 나면서 올해 들어 불이 난 BMW 차량은 39대로 늘었다. 8월 들어서만 11대째 화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불이 난 BMW 차량 가운데 5시리즈는 22대로 56.4%를 차지했다. BMW 5시리즈는 우리나라에서 4개 디젤 차종(520d·530d·540d· M550d)을 판매 중이다. 화재 차량 가운데엔 배기량이 가장 작은 2L 디젤엔진을 장착한 520d가 20대나 됐고, 배기량 3L인 530d, 가솔린 차량인 528i가 1대씩 불탔다.
 
그 다음으로 불이 자주 난 건 역시 2L 디젤엔진이 달린 준중형 세단 3시리즈다. 320d 단일 모델에서 네 차례 화재가 발생했고, 대형 세단인 7시리즈는 세 차례 불이 났는데 이 중 2011년식 730Ld는 리콜 대상 차량도 아니었다. 이 밖에 준중형 쿠페인 4시리즈가 디젤 모델(420d), 가솔린 모델(428i)에서 한 차례씩, 준대형 쿠페인 6시리즈는 디젤 모델(640d)에서 한 차례 화재가 났다. 지난 11일엔 소형 해치백인 1시리즈(120d)에서도 불이 났다.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은 차급별로 골고루 불이 났다. 준중형 쿠페(X4)·중형(X5)·준대형 쿠페(X6) 등 디젤 SUV 차량이 한 차례씩 불탔다. BMW 미니 브랜드 차종도 두 차례 화재를 겪었다. 디젤 모델(미니쿠퍼D)·가솔린 모델(미니쿠퍼 5도어)이 한 차례씩 화재가 났다. 
 
이동현·문희철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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