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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으로 전기생산할 수 있는 '열전 소자' 개발...생산은 프린팅으로

중앙일보 2018.08.13 14:05

“체온을 전기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소재가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조성윤 박사 연구팀에 의해서다. 해당 소재는 열을 전기로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연하게 휘어지고 인체에 무해한 특성 때문에 향후 웨어러블 기기 등에 응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잉크젯 프린트 방식으로 생산돼 생산 편의성 역시 매우 높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조성윤 박사팀이 개발한 '유연 열전 소재'의 모습. 해당 연구 성과는 재료화학분야 권위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 의 표지로 선정됐다.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조성윤 박사팀이 개발한 '유연 열전 소재'의 모습. 해당 연구 성과는 재료화학분야 권위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 의 표지로 선정됐다. [한국화학연구원]

 
열로 전력 생산하는 '유연 열전 소자'...흑린과 금으로 효율 높여
 
화학연이 이번 개발한 '유연 열전 소자'는 주변의 열을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거나 반대로 전기에너지로 주변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소자를 말한다. 그간 와인냉장고ㆍ자동차 시트쿨러ㆍ정수기 등에 열전 소자가 사용돼 왔다. 일본에서는 온천수를 공급하는 파이프 표면이나 제철소의 연주 라인에 열전 소자를 부착해 발전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전기로 온도를 바꾸는 소재는 상용화가 이루어졌으나, 반대로 열을 전기로 바꿔주는 열전 소자는 잘 사용되지 않았다. 소재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열전소자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발전시키는 소자로 일본에서는 온천 파이프나 제철소 연주로 등에서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사진은 지난 7월 18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5고로에서 작업하고 있는 근로자의 모습. [연합뉴스]

열전소자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발전시키는 소자로 일본에서는 온천 파이프나 제철소 연주로 등에서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사진은 지난 7월 18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5고로에서 작업하고 있는 근로자의 모습. [연합뉴스]

연구책임자인 조 박사는 “기존 열전 소자에는 ‘비스무스 텔루라이드’라는 재료가 사용됐다” 며 “비스무스 텔루라이드는 가루를 고온에서 압착해 모양을 만든 뒤 이를 잘라 소자로 만들어, 공정과정이 복잡하고 지구상에 부존량도 많지 않아 비싼 단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인체에 접촉하면 좋지 않고 쉽게 깨지는 특성이 있어 응용 분야에도 한계점이 존재했다는 것이 조 박사의 설명이다.
 
기존 비스무스 텔루라이트 소재는 인체에 유해하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신소재는 흑린에 금을 입혀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다. 이 때문에 향후 인체에 접촉 가능한 웨어러블기기의 자가 발전 소자로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기존 비스무스 텔루라이트 소재는 인체에 유해하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신소재는 흑린에 금을 입혀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다. 이 때문에 향후 인체에 접촉 가능한 웨어러블기기의 자가 발전 소자로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연구진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두 가지 재료를 사용했다. 바로 '흑린'과 '금'이다. 흑린은 그 자체로 전기를 전달하는 '전기 전도성'은 떨어지지만 온도차에 의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제베크 효과'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흑린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기 위해 흑린 표면에 금을 입혔다. 화학반응을 통해 물과 에탄올 속에서 금 입자가 흑린 표면 위에 결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프린트로 '인쇄' 가능한 열전 소자...자가 발전 가능한 웨어러블기기에 응용될까
새로 개발된 흑린과 금을 이용한 신소재는 용액에 분산돼 있어 잉크젯 프린팅 형태로 '인쇄'가 가능하다. 이를 용액 인쇄 공정이라 한다. 사진은 지난 5월 3일, 스위스 로잔 프린팅 센터. [로이터]

새로 개발된 흑린과 금을 이용한 신소재는 용액에 분산돼 있어 잉크젯 프린팅 형태로 '인쇄'가 가능하다. 이를 용액 인쇄 공정이라 한다. 사진은 지난 5월 3일, 스위스 로잔 프린팅 센터. [로이터]

 
금을 입은 흑린은 기존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낮은 전기 전도성을 6만 배까지 끌어올렸다. 또 기존에는 공기와 반응해 산화되던 특성이 있었지만 이 역시 금 나노 성분이 막아줘 안정성 면도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요한 것은 생산 편의성이 향상됐다는 점이다. 신소재는 용액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잉크젯 프린팅 형태로 '인쇄'가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를 '용액 인쇄 공정'이라고 밝혔다. 
 
조 박사는 “인쇄 공정은 제조 과정이 쉽고 간단하며 비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며 “새로운 소재는 기존의 단점을 극복하고 유연하게 휘어지는 특성도 있는 만큼, 향후 체온 이용이 가능한 웨어러블 소자의 자가전원으로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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