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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침 여목사 실언 책임진다더니···전주시 서열3위 컴백

중앙일보 2018.08.13 09:52
채주석 전주시 정무보좌관이 지난 4월 20일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봉침 여목사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외압이 있었다"는 취지의 본인 전화 녹취는 "실언이었다"며 사과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채주석 전주시 정무보좌관이 지난 4월 20일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봉침 여목사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외압이 있었다"는 취지의 본인 전화 녹취는 "실언이었다"며 사과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전주시가 이른바 '봉침 여목사'를 비호한다"는 의혹을 사게 한 시장 최측근이 "책임지겠다"고 사과한 지 석 달 만에 전주시 '서열 3위'로 복귀해 '위인설관(爲人設官)' 논란이 일고 있다. 위인설관은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일부러 자리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전주시는 13일 "민선 7기 전주시 정무보좌관(3급)에 채주석(45) 전주시 초대 정무보좌관을 지난 6일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개방형 전문임기제 공무원인 정무보좌관은 지방자치단체장을 정무적으로 보좌하는 자리로 전주시에선 지난해 7월 신설됐다. 채 보좌관이 지난 3월 김승수(49) 시장의 재선을 돕기 위해 캠프에 합류한 뒤 공석이었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지난달 5일 전주시청에서 민선 7기 전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승수 전주시장이 지난달 5일 전주시청에서 민선 7기 전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애초 정무보좌관은 4급이었지만, 이번엔 3급으로 한 급수 올랐다. 김양원 전주부시장(2급) 바로 아래다. 임기는 최대 4년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지침상 지자체 정무보좌관은 공모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채 보좌관은 채용 공고 없이 지난달 전주시 인사위원회 면접과 신원 조회만 거쳐 임명됐다.  
 
채 보좌관과 김 시장은 '의형제' 사이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20년 가까이 김완주 전 전북지사 비서로 호흡을 맞췄다. 김 시장이 초선일 때 채 보좌관이 첫 비서실장을 맡았다.    
 
공지영 작가가 지난 4월 3일 전주시청에서 '봉침 여목사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공지영 작가가 지난 4월 3일 전주시청에서 '봉침 여목사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그는 지난 3월 '봉침 여목사 사건'을 둘러싼 검찰 외압 논란을 촉발한 전화 녹취 목소리의 장본인으로 드러나면서 위기를 겪었다. 채 보좌관은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목사(44·여) 사건을 두고 "전주지검에서 막은 사람이 있어. 이건 내가 얘기 못해. 보이지 않는 게 많아요"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문제의 발언은 채 보좌관이 지난해 8월 A목사가 운영하는 장애인 복지시설 직원과 통화한 내용이었다. 공지영 작가는 이 녹취를 근거로 검찰 수사 축소 의혹 및 전주시 비호설을 제기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이 커지자 채 보좌관은 지난 4월 2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공 작가가 본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전주시가 A목사 시설을 비호한다는 허위 글을 올려 (통화하던 직원에게) 억울하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실언을 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제 발언에 대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했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목사(44·여)가 2014년 6월 전북 전주시 중앙동 4차선 도로 중앙선 부근에서 자신이 입양한 남자아이(당시 3세)를 품에 안은 채 드러누워 괴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 동영상 캡처]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목사(44·여)가 2014년 6월 전북 전주시 중앙동 4차선 도로 중앙선 부근에서 자신이 입양한 남자아이(당시 3세)를 품에 안은 채 드러누워 괴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 동영상 캡처]

하지만 김 시장 재선 후 채 보좌관이 전주시에 다시 입성하자 시민단체들은 "제 식구 챙기기"라고 반발한다. 문태성 평화주민사랑방 대표는 "전주시를 곤경에 빠뜨린 사람을 문책하기는커녕 최측근이라는 이유로 더 높은 자리로 재발탁하는 건 평소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강조한 김 시장의 시정 철학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채 보좌관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실언을 한 건 맞지만, 그동안 국가 예산을 끌어오는 등 전주시를 위해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해왔다. 임명 절차도 지켰다"고 해명했다. 전주시가 정무보좌관직을 3급으로 올린 데 대해서는 "저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능력 있는 외부 인사를 모시기 위해 급수를 조정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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