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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상한액 522만원으로 올리면 더 낸 돈보다 연금 1.3배 늘어

중앙일보 2018.08.13 00:02 종합 4면 지면보기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의 제도개선안에는 가입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적지 않다. 그 동안 연금 수령액을 떨어뜨린다고 지적받아 온 조항들을 상당히 개선했다.
 
대표적인 게 보험료 산정의 기초가 되는 소득상한액 조정이다. 지금은 아무리 소득이 많아도 월 468만원으로 간주해 9%의 보험료를 매긴다. 위원회는 내년 7월 522만원으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상한액 구간에 있는 사람이 240만 명에 달한다. 그동안 상한선을 조금씩 올리다 보니 소득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이 구간 해당자가 매년 늘었다. 실제 소득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한꺼번에 522만원으로 올리고 매년 임금상승률에 연동해 자동적으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240만 명의 월 보험료가 오른다. 가령 500만원이라면 42만1200원(직장인은 회사가 절반 부담)에서 45만원으로 오른다. 보험료 인상이 당장 달갑지는 않지만 보험료 추가분보다 노후에 연금액이 더 오르기 때문에 길게 보면 이득이다. 보험료보다 1.3배의 수익이 난다. 금융상품 치고는 나쁘지 않다. 상한선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522만원으로 올려도 공무원연금(835만원)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2015년 ‘공적연금 강화 및 노후빈곤해소위원회’가 “4차 재정계산(이번 위원회의 권고안)에서 소득상한을 인상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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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최소가입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안도 검토 대상이다. 지금은 연금 수령 개시 연령(62세)이 됐을 때 10년 미가입자는 이자를 얹어 일시금을 받는다. 지난해에만 12만7000명이 그랬다. 지역가입자 중 퇴직, 사업 실패 등으로 보험료 납부 유예를 인정받은 납부예외자의 평균 가입기간이 5년 정도 된다. 위원회는 최소가입기간을 5년으로 줄이면 2020년 10년 미만 가입자 36만3000명 중 21만1000명이 노후연금 수령 자격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했다. 1956년생의 노령연금 수급률이 35.2%에서 49.4%로 올라간다.
 
위원회는 일정 소득이 있으면 국민연금액을 삭감하는 제도를 폐지하지 않기로 했다. 은퇴자의 근로의욕을 감퇴시킨다는 이유로 폐지 여론이 강했으나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제노동기구(ILO)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폐지를 권고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4만4723명이 1인당 평균 13만4170원의 연금을 삭감당한다. 위원회는 소득 수준이 높은 정규직 남성이 주요 대상이어서 이를 폐지하면 과잉 보장을 야기하고 연금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앞으로 고령 근로자 증가, 수급 연령 상향 조정 등을 보고 검토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국민연금법에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보장 조항을 넣지 않기로 했다. 법에 넣으면 현 세대의 불안감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만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시켜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성식·이승호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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