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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쇼인 줄” 항공사 직원이 여객기 훔쳐 1시간 날다 추락

중앙일보 2018.08.12 08:40
추락 전 미국 워싱턴주 상공을 나는 사고기(왼쪽)과 알래스카그룹 소속 여객기 [로이터=연합뉴스]

추락 전 미국 워싱턴주 상공을 나는 사고기(왼쪽)과 알래스카그룹 소속 여객기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한 항공기 정비사가 소형 여객기를 훔쳐 비행하다가 추락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여객기 안에는 탑승자가 없어서 비행기를 몬 정비사를 제외하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CNN 방송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후 8시쯤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의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서 '호라이즌 에어(Horizon Air)'의 여객기가 이륙했다.  
 
이 여객기는 76명을 태울 수 있는 터보프롭 Q400기종으로 이륙 뒤 약 1시간가량 불안한 비행을 하다 64km 떨어진 케트런 섬의 숲에 떨어졌다.  
 
여객기를 조종한 사람은 호라이즌 에어의 지상직 직원인 29세 남성이었다.  
 
그는 이륙 후 공항 관제탑과 1시간 넘게 교신하며 비행을 했다.  
 
교신 기록에 따르면 이 남성은 자신을 '나사가 몇 개 풀린 부서진 사람'으로 표현하며 "날 돌봐준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 소식을 듣고 실망할 것이다. 그들 모두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는 "도움은 필요 없다. 비디오 게임 해 본 적 있다. 이렇게 하는 건 종신형감 아니냐"는 등 실의에 빠진 이야기를 했다.  
 
관제사들은 그를 안심시키며 착륙을 유도했으나 남성은 착륙할 생각이 없음을 밝히며 계속 비행을 이어갔다.  
 
무허가 항공기가 이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군 당국은 몇 분 뒤 2대의 F-15 전투기를 띄워 여객기를 따라 비행했다.  
 
전투기의 추격 끝에 이 여객기는 공항에서 64km 떨어진 케트런 섬에서 추락했다.  
 
그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봤던 목격자들은 "처음에는 에어쇼 연습하는 줄 알았다"라며 "그런데 케트런 섬에 다다르더니 큰 폭발음에 이어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봤다. 그 자리에서 모두가 말 그대로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비행기는 추락 전 지상 건물에 부딪히지는 않았다.  
 
당국은 이번 사건은 테러가 아니며, 이 남성은 자살 성향을 보였다고 밝히며 여객기의 추락도 전투기와는 관계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으로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이 한때 폐쇄되고, 비행기의 이착륙이 금지되는 등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CNN의 한 안전담당 분석가는 "모든 공항에는 비행기에 단독으로 탑승할 수 없도록 하는 프로토콜이 있다"며 "어떤 사람이 비행기에 접근했다면 그건 누군가 그런 권한을 부여했다는 것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호라이즌 에어는 알래스카그룹 소속의 호라이즌 에어는 미국 서부의 단거리 구간을 운항한다.  
 
현재 알래스카그룹은 연방항공청, 연방수사국 등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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