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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 800만 달러 대북지원 제동···"비핵화 차질"

중앙일보 2018.08.10 13:4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정부가 한국의 북한산 석탄 반입에 이어 800만 달러(약 90억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800만 달러 대북 지원 집행이 빨라질 것이란 보도와 관련, 성급한 제재 완화는 북한의 비핵화란 목표를 이루는 데 차질을 빚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미국의소리(VOA)가 보도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한국 정부가 대북 지원 800만 달러 집행이 바람직하다고 보느냐"는 VOA의 질문에 "성급하게 경제적·외교적 압박을 줄여주는 것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북한 비핵화)를 이룰 가능성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 측은 또 "북한 주민의 안녕을 깊이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은 현재로선 북한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9월 세계식량계획과 유니세프의 대북 인도주의 사업에 800만 달러를 제공하기로 결정했지만, 북핵 및 미사일 등 도발로 여론이 악화되자 집행을 미뤄왔다. 그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6일 대북 인도적 지원 가이드라인을 채택하자, 통일부는 "800만 달러를 적절한 시점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외교의 문을 연 건 압박이며, 압박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보장(ensure)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

 
아직 '제재 해제'의 타이밍이 아닌 만큼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800만 달러 지원을 유보하도록 우리 정부에 간접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추가 회담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발표할 내용이 없지만 우리는 (북한과) 전화와 메시지, e메일 등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거의 매일 혹은 하루 걸러서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가 북·미 협상의 구체적인 대화 방식까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싱가포르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실무급 물밑 소통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중앙포토, 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중앙포토, 연합뉴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이날 "지난달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3차)방북해 북한 측과 협상하던 도중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북한 관리들이 폼페이오에게 '밖으로 나가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보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의 다른 인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설득하기 쉬운 상대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북한은 9일 오후 늦게 내놓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문제는 조·미(북미)수뇌(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우리의 선의적인 조치들에 사의를 표시하면서 북·미 관계를 진전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역행하여 일부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터무니없이 우리를 걸고들면서 국제적인 대조선 제재압박 소동에 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합의문에 서명을 마친 뒤 악수하는 모습.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합의문에 서명을 마친 뒤 악수하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밑의 미 정부 관리들이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로이터 통신의 보도와 같은 맥락이다. 
 
로이터는 또 북·미 대화에 정통한 미 관리들을 인용, "북한은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거나 핵탄두 보유 규모를 공개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며 "북한은 협상에 사용되는 주요 용어의 정의나 핵실험 장소와 관련한 조사에 대해서도 어떤 동의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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