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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에 주휴수당 포함…사실상 시급 1만원 넘었다

중앙일보 2018.08.10 12:04
정부가 고시하는 주급과 월급 단위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일주일에 15시간 일하면 무조건 지급되는 하루 치 임금)이 포함된다. 일주일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사실상 주휴수당을 합한 금액이 최저임금이라는 뜻이다.
 
소상공인 119 민원센터 개소식이 9일 서울 광화문 현대해상 앞에서 열렸다.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제도 개선 촉구를 위한 서명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소상공인 119 민원센터 개소식이 9일 서울 광화문 현대해상 앞에서 열렸다.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제도 개선 촉구를 위한 서명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고용노동부는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고용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명확한 월 환산액 산정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어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주 또는 월 단위로 환산할 때 소정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주어지는 시간(주휴수당)을 합산한다. 그동안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주휴수당이 주급이나 월급에 포함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시행령에 관련 규정이 없어서였다. 고용부는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령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이지만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제는 1만20원이 된다. 월급으로는 174만 5150원, 연봉은 2094만 1800원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로 일주일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합산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 공식화됐다. 사실상 주휴수당을 포함한 금액이 최저임금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고용부는 주휴수당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에 정한 또 다른 임금이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법이 다르기 때문에 묶어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학계와 경영계 등에서는 "고용부의 행정해석상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위반하면 형사처벌하는, 즉 법으로 강제하는 임금을 따로 떼서 해석하고, 별도로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초대 최저임금위원장을 지낸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경제학) 교수는 지난 5월 퇴임에 앞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사실상 1만원을 달성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법에 따라 무조건 주게 돼 있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는 것이 실제 근로자가 받는 최저임금임을 감안할 때 고용부의 행정해석은 자의적 해석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지난해 9월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문제점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문제점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휴수당이 있는 나라는 한국과 대만뿐이다. 그나마 대만은 최저임금을 환산할 때 주휴수당을 포함한다. 의무적으로 지급되는 돈을 임금으로 보지 않는 것은 정책 오류여서다. 한국만 갈라파고스형 제도로 운용하는 셈이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국내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절반 가까운(40%) 사람이 국가가 정한 임금(최저임금)을 받게 된다. 생산성 등을 따져 책정되는 임금의 시장원리가 사실상 무력화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9일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키로 함에 따라 임금의 해석과 이와 관련된 정책 수립의 이중 적용 방지 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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