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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용·약용·농업용·식용…곤충, ‘벌레’에서 ‘산업’으로 변신

중앙일보 2018.08.10 04:25
곤충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낱 '벌레'에 불과하던 곤충이 애완·농업·식용 등으로 활용도가 다양해지면서다. 정부도 농촌생태관광과 지역 곤충축제 등을 활성화하면서 곤충산업도 점점 미래 녹색산업으로 자리 잡아가는 분위기다.
 
한국 곤충산업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분야는 ‘애완 곤충’ 분야다. 키우기 쉽다는 점에서 주로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30~40년 전 아이들은 산과 들에서 뛰놀며 곤충을 알아갔지만, 이젠 집에서 키우면서 곤충의 추억을 쌓아가는 셈이다.  
애완용으로 인기 있는 곤충은 장수풍뎅이ㆍ사슴벌레ㆍ대벌레ㆍ귀뚜라미 등이다. 값이 싸고 냄새ㆍ소음이 적으며, 먹이ㆍ병원비 등 부담이 적다는 것이 애완동물에 비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애완곤충 인구는 약 15만 명. 이에 농촌진흥청은 서울시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10~11일 ‘대한민국 애완곤충 경진대회’를 연다. ‘우량곤충’ 분야는 몸무게, ‘멋쟁이곤충’ 분야는 턱 굵기와 전체 몸 크기, ‘타잔곤충’ 분야는 나무를 오르는 속도, ‘소프라노곤충’ 분야는 울음소리 크기를 평가한다.  
 
주요 대형마트와 온라인 마켓에서도 곤충 및 관련 용품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애완동물로 파충류ㆍ양서류 등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곤충들이 사료용으로 키워지기도 한다.  
 
곤충은 의약품ㆍ화장품 개발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애기뿔소똥구리로부터 ‘코프리신’이라는 신물질을 분리해 피부 친화성 화장품이 개발됐고, 왕지네에서 아토피 치유에 효능이 있는 '항균펩타이드'가 개발됐다.
[자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자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거머리로부터는 ‘히루딘’이라는 항 혈전제, 지렁이로부터 ‘룸브리키나제’라는 혈전 용해제가 개발됐다. 동애등에에서는 폐렴 항균 물질, 장수풍뎅이 유충에선 비만 예방 효과 물질이 확인됐다. 비단을 뽑던 누에고치를 이용해 고막용 실크패치나 치과용 실크차폐막 등 의료용 소재로도 활용하고 있다.
 
농약 대신 해충을 제거하는 천적곤충과 식물의 꽃가루를 매개해주는 화분매개곤충 역시 친환경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과수농가에서 꽃가루 매개용으로 활용하는 뒤영벌, 상추ㆍ오이 등에 많이 발생하는 흰가루병원균을 잡아먹는 노랑무당벌레 등이 대표적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곤충 시장 규모는 2011년 1680억원에서 2015년 3039억원으로 2배 커진 데 이어, 2020년에는 5363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곤충은 미래 대안 식량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 물 부족 등으로 식량 생산이 인구증가를 뒤따라가지 못할 경우, 번식력이 좋고 영양적 가치가 좋은 곤충이 인류의 새로운 식량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선 곤충은 육류 및 생선보다 단백질 함량이 2배가량 높고, 불포화지방ㆍ칼슘ㆍ철ㆍ아연 등이 풍부하다. 좁은 면적에서 적은 사료로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양을 키워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밀웜(Mealworm)과 메뚜기ㆍ귀뚜라미ㆍ꿀개미 등이 식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자료: 농촌진흥청]

[자료: 농촌진흥청]

물론 식탁 위에 식용곤충이 올라오면 거부감부터 앞서는 게 사실이다. 이에 분말ㆍ다짐ㆍ육수 등 요리 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메뉴가 개발되고 있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동물의 70%는 곤충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익충ㆍ해충으로만 구분되는 단순한 존재였지만 인류를 위해 쓰임새가 넓어지면서 이젠 ‘자원’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한국의 곤충산업은 2010년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미래 산업으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현재 곤충산업 육성 2단계 5개년(2016~2020년) 계획이 마련돼 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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