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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화된 손·팔 이식 … 희망자는 정신과 의사 소견 필요

중앙일보 2018.08.10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 1주년 기념 경과 설명회가 지난 2월 대구 W병원 송원홀에서 열렸다. 1년 전 팔 이식 수술을 받은 손진욱(왼쪽)씨의 팔과 손의 상태를 대구 W병원 우상현 원장이 확인하고 있다. [뉴스1]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 1주년 기념 경과 설명회가 지난 2월 대구 W병원 송원홀에서 열렸다. 1년 전 팔 이식 수술을 받은 손진욱(왼쪽)씨의 팔과 손의 상태를 대구 W병원 우상현 원장이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손·팔 이식 수술이 9일부터 가능해졌다. 지난 5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이날 손·팔 이식의 구체적인 선정기준 등 세부사항을 공개했다.
 

장기 등 이식 관련 법 개정안 시행

질본은 손·팔 이식을 받으려는 희망자가 겹칠 경우에 대비해 우선순위를 정했다. 양쪽 손·팔이 모두 없는 사람과 한쪽 손·팔만 없는 사람이 함께 대기 명단에 올라있으면, 양쪽 손·팔이 모두 없는 대기자가 우선권을 가진다.  
 
2016년 12월 기준으로 양쪽 손·팔이 모두 없는 상지 절단 장애 1급 장애인은 517명, 한쪽 손·팔만 없는 2급 장애인은 6504명이다.
 
또 기증자와 이식 희망자의 손·팔 크기, 피부색, 대기 기간 등을 고려해 이식의료기관의 병원장이 대상자를 최종 선정한다. 병원은 선정 사유와 결과를 7일 이내에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이식을 받으려면 손·팔 절단 부위의 봉합 치료를 한 후 6개월이 지나야 한다. 특히 다른 장기 이식과 달리 손·팔 이식을 희망하는 사람은 ‘이식 수술을 해도 좋다’는 정신과 전문의의 소견이 필요하다. 남의 손·팔을 이식한 뒤 우울증 등의 정신적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이식 희망자는 전국 장기이식의료기관 100여곳 중 한 곳에 신청해야 한다.
 
기증자도 요건이 필요하다. 뇌사자(심장은 살아있으나 뇌의 기능이 정지된 사람)는 신장·간·심장 등 다른 장기를 적어도 하나 이상 기증해야 손·팔도 기증할 수 있다. 본인이 의사를 표시할 수 없기 때문에 가족이 대신한다.  
 
변효순 질본 장기이식관리과장은 “손·팔 이식은 기능적 도움을 주는 것이지만, 장기 이식은 생명 유지와 직접 관련된 것”이라며 “생명유지 장기의 이식을 우선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팔을 기증한 후 시신에 보형물로 의수(義手)를 만들어 부착하도록 의무화했다.
국내 최초로 팔 이식 수술을 받은 손진욱(36)씨가 지난해 7월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라 수술 받은 왼쪽 팔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중앙포토]

국내 최초로 팔 이식 수술을 받은 손진욱(36)씨가 지난해 7월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라 수술 받은 왼쪽 팔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중앙포토]

 
손·팔은 2000년 장기이식을 법제화한 후 14번째로 대상이 됐다. 해외에선 수십 차례 이뤄졌다.  
 
국내에선 손진욱(37)씨가 지난해 2월 영남대병원에서 처음으로 팔 이식 수술을 받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엔 이식받은 왼팔로 프로야구 시구에 나서기도 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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