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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레츠 고 9988] 국민연금 2057년이면 바닥 … 보험료 단계적 인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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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국민연금 2057년이면 바닥 … 보험료 단계적 인상 추진

중앙일보 2018.08.10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경.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경.

국민연금 기금은 화수분이 아니다. 노후 연금을 지급하다 보면 바닥이 드러난다.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고갈에 너무 민감할 필요가 없다. 5년마다 경제성장률·인구 등의 변화를 따져 재정을 재계산한다. 여기에 맞춰 개선해 나가면 된다. 올해는 4차 재정재계산을 한다. 관련 위원회, 정부, 국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연금 기금은 2057년 바닥을 드러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3차 재계산에서는 2060년으로 추정했는데 3년 당겨졌다.
 
보건복지부는 17일 공청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공개한다. 이후 재정 전망과 연금보험료 조정 등의 계획을 수립해 10월에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급격한 출산율 하락 때문에 고갈 시기가 더 당겨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장기 재정을 추계하는 것이어서 출산율 변수는 생각보다 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3년 당겨지는 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를 막으려면 100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지금 적립금 634조원(5월 말 기준)으로도 커버가 안 된다. 2060년 고갈을 전제로 해도 보험료(현재 9%)를 12.9%로 올려야 하는데도 2013년 재계산 때 손대지 않았고, 그새 상황이 나빠졌다. 최소한 보험료율이 13% 이상은 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민연금은 재정안정 못지않게 노후소득 보장 기능이 중요하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9일 성명서에서 “국가 지급 보장을 명문화하고 적정 급여(노후연금) 보장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최근 한국노총·노년유니온 등이 비슷한 목소리를 낸다. 연금 기능을 높이려면 소득대체율을 더 깎지 않아야 한다. 올해 대체율은 45%다. 월 소득이 100만원인 근로자가 40년 가입하면 매달 45만원의 연금을 받는다는 의미다. 현행 국민연금법은 매년 0.5%를 깎아 2028년에 40%로 낮추게 돼 있다. 하지만 40년 가입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평균 24년 가입하기 때문에 24%에 불과하다. 그래서 ‘용돈연금’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재계산 관련 위원회는 소득대체율 깎기를 45%에서 멈추거나(1안) 40%로 깎되 보험료를 올리는 방안(2안)을 낼 것으로 알려져 있다. ‘45% 스톱안’은 새로운 게 아니다. 이미 국회에 이런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40%로 깎을 때보다 재정 고갈이 더 당겨진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올 초 45% 스톱안에 대해 “2060년까지 435조원이 더 든다. 재정고갈 시기가 6년 당겨진다”고 주장했다. 정리하자면 경제·출산 등의 자연 변수 악화로 인해 3년, 45% 스톱안을 채택하면 6년 당겨진다.
 
재정 안정에 쏠리면 2안을 선택해야 한다. 연금 기능을 약화시키면서 보험료를 올리기는 더 쉽지 않다. 1안을 택하되 3%포인트든 5%포인트든 보험료를 올리는 게 낫다는 주장이 만만찮다. 올리되 체감하기 어렵게 매년 조금씩 10년에 걸쳐 올리는 게 좋다. 보험료 인상은 안 그래도 최저임금 때문에 어려운 자영업자를 더 어렵게 한다. 지금은 저소득 근로자의 보험료만 정부가 지원하는데(두루누리 사업), 이것을 자영업자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재정 악화 사실이 공개되면 ‘노후에 연금을 못 받을지도 모른다’는 젊은 층의 불안이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국가가 부도나지 않는 한 연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 그런 전례가 없었다. 그런데도 불신이 가라앉지 않기 때문에 연금 지급을 국가가 보장한다는 조항을 국민연금법에 담는 것도 이번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어서 이런 논의를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이 다가온다. 아무것도 못하고 또 5년을 헛되이 보낼 가능성이 크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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