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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1억 넘게 뛴 여의도·용산 집값 … “거래 신중히”

중앙일보 2018.08.07 15:13 종합 15면 지면보기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통개발' 발언으로 서울 여의도 아파트값이 요동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통개발' 발언으로 서울 여의도 아파트값이 요동치고 있다.

"전멸이에요 전멸, 매물이 쑥 들어갔어요."

박원순 “여의도 통째로 개발은 오해”
실제 개발 정해진 것 없어 거품 우려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부동산 중개업소 5곳에 "아파트 매물이 있느냐"고 묻자 같은 답이 돌아왔다. 간혹 나오는 매물이 있어도 호가(부르는 값)가 직전 거래 최고가보다 높다. 목화 전용면적 89㎡가 한 달 새 1억5000만원 오른 13억5000만원에 나온다. A중개업소 사장은 "주인들이 가격을 높게 불러놓고 정작 매수자가 나타나면 안 팔겠다고 버텨 거래는 뜸하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용산 주택시장이 급격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구상을 밝힌 뒤, 개발 기대감에 이 일대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집값은 급등했다. 한편으론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용산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7% 올라 3주 연속 상승 폭이 커졌다. 여의도가 포함된 영등포구(0.28%)의 오름세도 2주째 확대됐다. 지난달 9일 조사 때와 비교하면 영등포와 용산구 아파트값은 각각 0.75%, 0.74% 올라 서울 25개 구 중 상승률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11억5000만원에 팔린 여의도 대교 전용 95㎡가 13억원에 매물로 나온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전용 84㎡ 시세도 한 달 전보다 1억원 오른 15억원 선이다.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 정책 협약식’에서 만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 정책 협약식’에서 만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과열'을 우려한다. 구체적 개발 계획안 없이 기대감만으로 집값이 오른 상황이어서다. 실제로 개발 방향·내용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하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발언에 시장이 '여의도를 싹 밀어버리고 새로 짓는다'는 식으로 해석했지만, 추후 박 시장은 이를 "오해"라고 해명했다. 난개발을 막기 위해 여의도 전체를 조화롭게 개발하겠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는 것이다. 
 
여기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엇박자' 논란까지 벌어지며 개발 계획의 실현성이 흔들렸다. 지난달 23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대형 개발 계획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서울시 개발 계획에 제동을 걸자, 박 시장이 "여의도 도시계획은 전적으로 서울시장의 권한"이라고 맞받아쳤다. 
 
실제 서울 내 도시 재개발 권한은 서울시에 있다. 여의도 마스터플랜의 핵심인 주거지역 종 상향 등도 서울시 소관이다. 다만 "서울역과 용산역 사이 철로를 지하화하겠다"는 용산 개발 계획은 국토부 허가가 필요하다. 국가 소유인 철로 변경 등의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차대한 계획을 서울시가 국토부와 사전 조율 없이 섣불리 공개한 것은 자칫 시장 혼란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단기간에 집값이 뛴 데다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아 현재 집값을 정상적인 시세로 보기 어렵다"며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위원도 "개발 완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투자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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