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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오빠, 여봉~" 하다가 "야" 하고 불렀을 때

중앙일보 2018.08.07 07:00
[더,오래] 강인춘의 마눌님! 마눌님!(41)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석진씨! 오빠! 아빠!”
“여봉~! 자기야! 예은 아빠! 소갈딱지씨!”
“야!”
 
결혼 초에서부터 백수가 된 오늘까지
우리 집 마눌님이 나를 향해 부르는 내 이름의 화려한 변천사다.
마지막의 “야!”가 절정의 하이라이트다.
울어야 할까? 슬퍼해야 할까?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지금 뭐라고 했어? 당신! ‘야’라니? 내가 ‘야’야?”
버럭 남편답게 소리를 꽥 지르려는 순간
“어머? 내가 ‘야’라고 불렀어? 미쳤나 봐, 내가.”
여우 같은 마눌은 미쳤다는 말로 자신의 입술을 때리며 슬쩍 위기를 모면했다.
아마도 마음속에선 못난 남편을 향해 얼마나 하고 싶었던 말일까?
 
그래, 결코 마눌을 탓하지 말자.
세월 따라서 남편을 부르는 이름도 달라져 가는 이놈의 세월을 탓하자.
어휴~!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kangcho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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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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