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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일자리 20만개 땐 광화문서 춤출 것 … 삼성에 기대”

중앙일보 2018.08.07 00:02 종합 2면 지면보기
문재인 정부의 경제 수장과 민간경제 대표 주자 삼성 수장의 6일 첫 만남은 예정 시간 2시간을 훌쩍 넘긴 약 3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김 부총리, 취임 후 첫 삼성 방문
“혁신성장 위해 주도적 역할해야”
이병철 자서전 인용해 “때가 중요”
삼성 측, 바이오 규제 완화 등 건의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찾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줄곧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았다. 두 사람은 반도체 생산 라인 방문, 비공개 간담회, 구내식당 식사 등의 일정을 함께했다. ‘재벌에 대한 투자 구걸’ 논란이 제기된 탓인지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 측 모두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가 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를 마친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이 직원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가 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를 마친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이 직원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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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총리는 “삼성이 혁신성장을 위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삼성이 가진 네트워크를 통한 판로 개척, 인력 양성, 기술 개발에도 힘을 보탰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18만 개로 일자리 숫자(전망)를 줄였는데 일자리가 20만 개 이상 나오면 광화문광장에서 춤이라도 추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도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기업 본분을 잊지 않고 젊은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국민이 자부심을 갖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만간 일종의 국민 신뢰 회복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짐작 가는 대목이다.
 
‘투자 구걸 논란’으로 대규모 투자·채용계획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삼성 측은 이날 몇몇 시행책은 공개했다. ▶1·2차 협력사 중심의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3차 협력사로 확대 ▶기존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벤처 프로그램을 일반인에게 확대하는 등의 시행 방안을 정부 측에 약속했다.
 
생산 현장 방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규제 완화 건의가 나왔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김 부총리에게 바이오 사업과 관련한 규제 완화를 요청했으며 한 협력사 대표는 탄력근로제를 건의했다.
 
김 부총리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영업 비밀상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바이오 규제, 평택 공장의 3·4라인 신설 시 발생되는 전력 확충 문제, 외국인 투자 문제 등에 대한 건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향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좀 더 검토할 것도 있다고 말했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김 부총리가 방명록에 남긴 글. [연합뉴스]

김 부총리가 방명록에 남긴 글. [연합뉴스]

김 부총리는 삼성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86년 쓴 자서전 『호암자전』을 언급하기도 했다.
 
“『호암자전』에서 ‘사업은 반드시 시기와 정세에 맞춰야 한다’고 포인트를 짚으셨다. 우리 경제가 지금 굉장히 중요한 전환기이며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삼성이 혁신성장 등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응대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이날 이 부회장에게 지난해 입각 전 자신이 쓴 저서 『있는 자리 흩트리기』와 이병철 회장이 감명 깊게 읽어『호암자전』에서도 언급한 『톨스토이 단편집』과 『논어』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이병철 선대 회장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 톨스토이 책을 읽었던 덕분에 노비 30여 명을 풀어준 일이 가장 보람 있던 일이라고 적었더라”며 “이런 구절이 있는 톨스토이 책과 제가 부총리가 되기 전에 쓴 책을 이 부회장에게 선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이 부회장이 “오늘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는데 저희가 너무 불평·불만만 늘어놓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날 “반도체 사업에서 철두철미한 기술 개발과 투자로 초격차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던 이 부회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를 찾았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 생산라인 건설 현장을 돌며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 방문에 정부 측에선 김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 측에서는 윤부근 부회장,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등이 동석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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