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볼턴 “북 1년 내 비핵화, 김정은이 문 대통령과 약속한 것”

중앙일보 2018.08.07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존 볼턴. [UPI=연합뉴스]

존 볼턴. [UPI=연합뉴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고 1년 안에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비핵화 더디자 대북압박 발언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이란 점 강조
한국 측 경협 행보엔 불만 표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다. 볼턴의 발언 포인트는 ‘1년 내 비핵화’라는 틀을 제시한 장본인은 김정은 위원장으로, 당초 ‘비핵화 시간표’는 미국이 먼저 꺼낸 북한 압박용 카드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은 이어 “따라서 현재 주안점은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라며 북한을 압박했다.
 
관련기사
 
전문가들은 볼턴 보좌관이 ‘1년 내 비핵화’가 김정은의 약속이라고 공개한 것은 북한에 대한 압박의 고삐를 강하게 조이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더딘 상황에서 강경파인 볼턴이 위기관리에 나선 것”이라며 “미국 내 (북·미 협상) 비판 세력엔 ‘북한이 먼저 대화를 원했기에 응한 것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주면서, 북한엔 ‘속도를 내지 않으면 대화의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굿캅(착한 경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대신 ‘배드캅(나쁜 경찰)’ 역할을 맡아 온 볼턴이 나설 시점이 됐다고 미 정부가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이설주와 황해남도 삼천메기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설주가 양어장에 있는 메기떼로부터 튄 물을 닦고 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냉동 저장고의 메기를 보고 ’금괴를 쌓아놓은 것만 같다“며 흡족해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이설주와 황해남도 삼천메기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설주가 양어장에 있는 메기떼로부터 튄 물을 닦고 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냉동 저장고의 메기를 보고 ’금괴를 쌓아놓은 것만 같다“며 흡족해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볼턴 보좌관의 ‘1년 내 비핵화’ 발언은 이번만이 아니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6월 12일)에 배석한 뒤인 7월 1일 CBS 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대량살상무기(WMD) 등을 1년 안에 해체할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조만간 이 문제를 놓고 북측과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시엔 ‘1년 내 비핵화’가 볼턴에 의해 먼저 제시된 것으로 이해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또 볼턴이 ‘1년 내 비핵화’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한 대목에 주목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산 석탄이 한국에 반입된 정황이 포착되는 등 대북 제재망이 한국에서 느슨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 간 철도·산림 협력 등 경제협력도 추진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이런 상황에서의 남북 경협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볼턴 보좌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북대화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고 추가 협상이 검토되고 있지만 이는 그들(남북)에 중요할 뿐 미국의 우선순위는 북한 비핵화”라고 못박았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볼턴 보좌관이 한국 정부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한국이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 및 종전선언이 아닌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에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는 압박”이라고 설명했다.
 
강혜란·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