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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562일 만에 석방 … 구치소 앞 시위대 몰려 40분 혼란

중앙일보 2018.08.07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6일 새벽 구속 562일 만에 석방된 김기춘(79)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병원과 서울 평창동 자택 등에 머물며 심장병과 치아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김 “심장병·치아 치료 … 재판 출석”

김 전 실장 측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병인 심장병은 물론 최근 고령에 따라 치아 상태가 나빠져 치료를 받을 것”이라며 “구치소 수감 당시 치아 문제가 생겨 김 전 실장이 수차례 통증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블랙리스트’ 사건 공판에서도 “제 심장에 스탠트라는 금속 그물망이 7개 꽂혀 있다”며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김 전 실장은 대법원 선고를 앞둔 블랙리스트 사건과 별도로 진행 중인 화이트리스트,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사건 재판에는 불구속 상태로 출석한다. 김 전 실장 측에 따르면 그는 최근 대법원의 석방 결정 전후로 주변에 “치료를 받으면서 재판에 모두 출석하고 재판부의 심리에 충실하게 따를 것이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새벽 석방돼 서울 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새벽 석방돼 서울 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김 전 실장은 정부 성향에 반하는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로 지난해 1월 21일 구속됐다. 1심에서 징역 3년, 2심에서는 형량이 1년 더 늘어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6일 최장 구속 기한인 1년 6개월을 모두 채웠다.
 
앞서 대법원은 블랙리스트 사건을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또 김 전 실장의 구속 기간 만료 전 블랙리스트 사건의 심리를 끝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직권으로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다른 1심 사건들이 진행 중이니 구속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전원합의체 선고까지는 최소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오전 0시 30분쯤 검은 정장 차림으로 서울 동부구치소를 나선 김 전 실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석방에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약 40분간 일대에 혼란이 빚어졌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석방됐지만 앞길은 순탄치 못하다. 이미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데다가, 정부에 우호적인 보수 단체를 불법지원 했다는 ‘화이트리스트’ 의혹 사건,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사건’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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