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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직전 여종업원 5명 도망쳐···2명은 교통사고로 비행기 못타"

중앙일보 2018.08.06 14:16
중국 저장성 류경식당에서 탈북한 종업원들이 2016년 4월 입국해 보호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중앙포토]

중국 저장성 류경식당에서 탈북한 종업원들이 2016년 4월 입국해 보호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중앙포토]

‘기획 탈북’ 의혹을 받고 있는 2016년 북한 류경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과정에서 여종업원 5명이 공항으로 향하기 몇 시간 전 어디론가 사라지고 2명은 교통사고로 끝내 비행기에 타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탈북에 성공한 이는 식당 지배인 1명과 여종업원 12명 등 총 13명이었다.  

NYT, 집단탈북 류경식당 지배인 허씨 인터뷰
"탈북 직전 종업원 5명 어디론가 사라져 급히 공항행
중국인 식당 주인과 추격전 교통사고로 2명도 탑승못해"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탈북을 주도했던 식당 지배인 허강일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뒷이야기를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북한 류경식당 지배인 허씨와 여종업원 12명은 상하이공항을 출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거친 후 같은 달 7일 한국에 도착했다.
 
NYT에 따르면 이들이 식당에서 상하이 공항으로 가려던 중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허씨는 “4월 6일 여종업원 19명이 탑승할 쿠알라룸푸르행 비행기 티켓 20장을 준비해 공항으로 향하려 했으나, 상하이 공항으로 떠나기 몇 시간 전 여종업원 5명이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때까지 허씨는 여종업원들에게 행선지를 명확히 말하지 않았다. 허씨는 사라진 여종업원들에 의해 탈북 계획이 탄로날 것을 우려해 나머지 14명의 여종업원과 함께 5대의 택시에 나눠타고 급히 상하이 공항으로 향했다.
 
이들이 공항으로 가던 중 중국인으로 알려진 닝보 식당 주인이 이들의 택시를 추격했다. 종업원들이 갑자기 떠나면 큰 손해가 날 것을 우려해서다. 고의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식당 주인의 차가 여종업원들이 탄 택시 한 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여종업원 2명은 쿠알라룸푸르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결국 지배인과 여종업원 12명만 탈북을 하게 됐다.
 
허씨는 4월 6일 새벽 1시 20분쯤 쿠알라룸푸르행 비행기가 이륙하기 직전 남측 정보기관 인사와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허씨는 “수화기 건너편에서 환호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고, 그들은 나를 영웅으로 불렀다”고 전했다.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허씨는 여종업원 12명과 택시를 타고 바로 말레이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으로 향했다. 허씨는 “여종업원들은 대사관에 도착해 대한민국 태극기를 본 후에서야 자신들의 행선지를 알아채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때 허씨는 여종업원들에게 “북한으로 돌아가면 죽게 된다”며 설득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 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0대의 호위를 받으며 쿠알라룸푸르 공항으로 향했고, 대기 중이던 대한항공 항공기를 타고 7일 오전 한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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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씨는 이 인터뷰에서 탈북 동기는 조선족 인사의 협박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2014년 조선족 인사를 통해 남측 정보기관원을 소개받았으며, 이후 조선족 인사가 이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하며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 결국 2016년 초 정보기관원에게 자신을 한국으로 데려다 달라고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19명의 여종업원을 함께 데리고 오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허씨는 전했다.
 
허씨는 “이 제안을 거절하자 정보기관 정보기관원이 이를 북측에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동시에 여종업원들을 데리고 오면 수백만 달러를 보상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허씨는 집단 탈북을 결심했고, 북측에 남은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자신들의 탈북 사실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았다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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