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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퇴근했어요" 죽은 딸이 엄마에게 보낸 '의문의 메시지'

중앙일보 2018.08.04 13:43
27일 대전동부경찰서에 자수한 구미 빌라 동료여성 살해 피의자들이 이날 오후 9시쯤 구미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들 여성 4명은 빌라에서 다툼 끝에 동료 여성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이불을 덮어놓고 대전으로 달아났다가 자수했다. [뉴스1]

27일 대전동부경찰서에 자수한 구미 빌라 동료여성 살해 피의자들이 이날 오후 9시쯤 구미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들 여성 4명은 빌라에서 다툼 끝에 동료 여성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이불을 덮어놓고 대전으로 달아났다가 자수했다. [뉴스1]

"엄마 이제 퇴근했어용ㅎㅎ"
4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A씨 어머니 B씨는 딸이 사망 추정 시간보다 6시간이나 지난 시점에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사진은 대화 내용을 재구성한 사진.

4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A씨 어머니 B씨는 딸이 사망 추정 시간보다 6시간이나 지난 시점에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사진은 대화 내용을 재구성한 사진.

 
구미 20대 여성 집단폭행 사망사건의 피해자 A(22·여)씨의 어머니는 24일 오전 8시 42분 A씨에게서 이런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사망추정 시각은 24일 오전 2시다. A씨는 사망 추정 시간보다 6시간이 흐른 시점에 어머니에게 "요즘 바빠서 연락을 못 했다. 이번 주말에 연락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죽은 딸은 어떻게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일까.
 
"범행 숨기려고 메시지 대신 보냈다" 
4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A씨 어머니 B씨는 이 메시지를 공개하며 "가해자들이 범행을 숨기고 완전범죄를 꿈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단폭행을 저지른 일당이 딸의 휴대전화로 내게 메시지를 발송한 것 같다"고도 했다. B씨에 따르면 시간이 날 때마다 안부를 전하던 딸은 지난달에는 한동안 연락이 뜸했다. 
 
A씨 지인 C씨 역시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A씨는 평소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연락을 자주 하는 편이었으나 구미에 간 후로는 연락이 뜸해졌다"며 "가해자들이 A씨가 도망갈 수 있다는 이유로 A씨에게 심부름을 시키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이 자수하기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면회와라'는 메시지를 남겼다"며 "구치소 안에서 면회 온 친구들과 희희낙락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구미 한 원룸에서 함께 살던 A씨를 지난달 24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이불을 덮어놓고 대전으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 가해 여성 4명은 20대 초반 여성 3명과 여고생(16) 1명이다. 이 중 1명이 지난 27일 오후 2시40분쯤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이들은 대전 동부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각자 다른 지역에 살던 이들은 친구 소개로 알음알음 만나거나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올해 2월부터 구미에서 함께 생활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구미경찰서는 3일 가해 여성 4명에게 살인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씨가 행동이 느리고 대답을 잘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해자들이 4개월 동안 돌아가며 조립식 옷걸이 봉(철제)으로 머리 등을 때려 숨지게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도구와 차량을 이용해 A씨의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추가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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