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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염에 자체 배출까지…북한 주민 미세먼지 큰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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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중국 오염에 자체 배출까지…북한 주민 미세먼지 큰 고통

중앙일보 2018.08.04 12:00
김일성 기념비가 서 있는 민둥산의 모습[사진 김성일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제공]

김일성 기념비가 서 있는 민둥산의 모습[사진 김성일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제공]

북한 환경백서 I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협력에 관한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환경·산림 분야도 남북 협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환경 실상은 어떨까. 그동안 부분부분 알려진 내용을 모아 정리했다.
 
북한 숲 400만㏊가 사라져
평양에서 묘향산으로 가는 길 옆으로 보이는 헐벗은 산. 마을 뒤 야산은 정상까지 밭으로 개간됐다. [중앙포토]

평양에서 묘향산으로 가는 길 옆으로 보이는 헐벗은 산. 마을 뒤 야산은 정상까지 밭으로 개간됐다. [중앙포토]

남북 환경 협력에서 가장 시급한 부분이 산림 복구다.
지난 5월 통일부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북한의 산림면적은 전 국토의 73%에 해당하는 899만㏊였다.
 
하지만 1990년 실제 산림이 남아 있는 면적은 820만1000㏊로 줄었고, 다시 2015년에는 다시 503만1000㏊로 줄었다는 게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추산이다.
숲이 과거보다 44%, 400만㏊ 가까이 사라진 셈이다. 서울시 면적의 65배나 된다.
현재 북한에서 남아있는 산림면적은 국토면적의 41.8%에 불과하다.
북한 민둥산과 다락밭 [사진 산림청]

북한 민둥산과 다락밭 [사진 산림청]

FAO는 북한에서 2010년 이후 5년 사이에 매년 12만7000㏊, 평양시 면적(11만2000㏊)보다도 넓은 면적의 산림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했다.
축구장 13만개 규모의 산림이 매년 사라지는 셈이다.
 
FAO는 2016년 낸 보고서에서 북한의 산림 사막화는 동아시아에서는 몽골과 중국 다음으로 삼림 훼손 속도가 빠르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중반 경제난으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자 북한 당국은 식량 생산을 위해 산에 계단밭을 만들도록 지시했고, 이것이 사막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녹색연합도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비무장지대(DMZ) 북방한계선 이북의 북한 산림 황폐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이 당시 공개한 북한 쪽 사진들에 나타난 사천강 주변의 여니산·군장산·천덕산 등 많은 지역이 민둥산이었다.
비무장지대 북쪽 북한 강원도 평강군의 산림 황폐화 모습. [사진 녹색연합]

비무장지대 북쪽 북한 강원도 평강군의 산림 황폐화 모습. [사진 녹색연합]

비무장지대 북쪽 강원도 김화군의 산림 황폐화 모습. [사진 녹색연합]

비무장지대 북쪽 강원도 김화군의 산림 황폐화 모습. [사진 녹색연합]

산불도 산림 훼손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북한에서는 2000~2002년 3년간 산불로 1만2800㏊의 산림이 소실됐다.
2016년 3월 말에도 북한에서는 산불이 발생, 한 달 이상 진화되지 않은 채 계속된 사실이 미 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에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 산불 인공위성 사진(2015년 4월 27일). [사진 미 항공우주국(NASA)]

북한 산불 인공위성 사진(2015년 4월 27일). [사진 미 항공우주국(NASA)]

이처럼 산림이 황폐해지자 북한은 2015년 3월 산림복구를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했다.
2017년까지 묘목 생산량을 2배로 늘리고, 2022년까지는 집중적으로 조림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또, 2024년까지는 상대적으로 산림 조성이 부족한 곳을 조사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북한은 우리의 식목일에 해당하는 식수절(3월 2일)에는 매년 대대적인 식목행사를 진행한다.
북한의 식수절은 원래 4월 6일이었으나, 1999년부터 3월 2일로 바꿨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1946년 3월 2일 평양 모란봉에 올라 산림조성 구상을 제시한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0일 양강도 삼지연군 중흥농장을 시찰하면서 감자생산을 독려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감자밭 둘러보는 김정은의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0일 양강도 삼지연군 중흥농장을 시찰하면서 감자생산을 독려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감자밭 둘러보는 김정은의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0일 양강도 삼지연군 시찰에서 “삼지연군을 건설하면서 산림을 파괴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안 된다”며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도 결코 무심히 대할 수 없는 혁명의 성지라는 것을 명심하고 백두산지구 생태환경을 그대로 보존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집권 첫해인 2012년 모든 산을 10년 안에 ‘황금산’, ‘보물산’으로 만들겠다는 국토관리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강원도 지역에 새로 완공된 고암~답촌 철로를 시찰하는 모습. 김정은 모습 뒤로 나무가 없이 헐벗은 산이 보인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강원도 지역에 새로 완공된 고암~답촌 철로를 시찰하는 모습. 김정은 모습 뒤로 나무가 없이 헐벗은 산이 보인다.[연합뉴스]

한편, 2015년 북한 금강산과 북동부 지역에 소나무 병충해가 발생,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당시 금강산과 고성읍 피해면적만 5000㏊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2015년 7월 한국의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들이 방북하기도 했으나, 재선충병은 아니고 솔잎혹파리와 젓나무응애로 밝혀졌다.
 
서울보다 나쁜 평양 공기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4월 21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미세먼지로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4월 21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미세먼지로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요일이었던 지난 3월 25일 오전 9시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당 128㎍(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초미세먼지(PM2.5)는 105㎍까지 치솟았다.
최악의 상황이기는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그날 낮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고 보도했다.

당일 오전 9시 평양지역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당 144㎍으로, 일평균 대기환경기준인 80㎍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당시 조선중앙방송은 “중국으로부터 서풍 기류를 타고 대기오염물질이 우리나라로 이동해 오고 안개가 끼면서 서해안의 여러 지역에서 대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이라면서 “어린이들과 노인들을 비롯한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금물로 양치질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북한 대기오염, 특히 미세먼지 오염은 중국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 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까지 더해져 건강 피해는 중국보다 오히려 심한 편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북한 도시와 농촌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당 27㎍으로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도시의 경우는 31㎍/㎥로 더 나빴고, WHO 연평균 기준 10㎍/㎥의 3배 수준이었다.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3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심이 뿌옇다. 당시 기상청은 미세먼지와 더불어 중국발 황사가 북한 상공을 지나면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1]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3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심이 뿌옇다. 당시 기상청은 미세먼지와 더불어 중국발 황사가 북한 상공을 지나면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1]

유엔환경계획(UNEP)는 2012년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평양 공기가 서울보다 나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의 협조를 받아 UNEP가 2010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조사를 벌여 완성한 ‘북한의 환경과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평양의 연평균 아황산가스 농도는 0.009ppm으로 같은 해 서울의 0.006ppm보다 높았다.
아황산가스는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다.
 
국제의학전문지 ‘란셋’이 2017년 10월 발표한 ‘기후와 건강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초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2015년 기준으로 인구 100만 명당 750명 수준이었다.
이는 중국 700명은 물론 한국 380명보다도 높은 것이다.
란셋은 북한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초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평양과 평남지역은 특히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는 화력발전소와 공장, 그리고 인구의 30%가 집중돼 있다.
여기에다 주민들은 나무·석탄 등을 땔감으로 사용해 미세먼지 배출이 많다.

북한 평양시 평천구역에 있는 평양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석탄을 주 연료로 때는 이 발전소 연기는 평양 대기오염의 주된 원인이다. 이 발전소는 1965년 옛 소련의 지원으로 건설됐다. [중앙포토]

북한 평양시 평천구역에 있는 평양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석탄을 주 연료로 때는 이 발전소 연기는 평양 대기오염의 주된 원인이다. 이 발전소는 1965년 옛 소련의 지원으로 건설됐다. [중앙포토]

여민주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연구 교수가 WHO의 ' 2017 세계 건강 통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북한은 2012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조기 사망자 숫자가 238.4명으로 세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의 161.1명보다 많았다. 같은 해 한국은 10만 명당 23.2명이었다.
 
북한의 대기오염은 남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평균으로 따져 서울 등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의 10% 안팎이 북한에서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16년 ‘한미 공동 대기 질 공동조사(KORUS-AQ)’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의 북한 기여율이 9%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과 몽골 등 황사 발원지와 가까운 북한은 황사 피해도 심한 편이다.
특히, 2000년 이후 황사가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황사 예보와 경보도 시행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황사 경보를 통해 어린이와 노인, 호흡기질환자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고, 외출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안내를 내보내기도 한다.
 
지난 3월 23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주최로 열린 'KEI 남북환경포럼 2018'에서 이 연구원의 추장민 부원장은 "환경 인프라의 붕괴와 공장·광산지대의 심각한 중금속 오염, 산림 황폐화 등으로 북한의 환경상태는 주민의 생존 기반을 위협할 정도로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추 부원장은 "북한의 환경 황폐화는 북한을 넘어 한반도 국토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수준인 만큼 남한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과 생명, 재산 보호 등 환경안보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환경 분야 남북 교류 협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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