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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달랑 한명?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 '원외'가 나서는 이유

중앙일보 2018.08.04 12:00
 
"A 의원 전당대회에 나서게 설득 좀 해줘요."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의원을 대신할 당 간판 찾기에 나선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고민이다.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는 후보 등록일(8일)을 앞두고 대진표가 완성되고 있다. 하지만 현역 '배지'는 나서길 꺼린 채 원외 인사의 군웅할거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유승민 의원(왼쪽)과 안철수 전 의원이 지난 4월 안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손을 잡고 있다.

유승민 의원(왼쪽)과 안철수 전 의원이 지난 4월 안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손을 잡고 있다.

①현역 기근, 원외 풍년=전당대회를 나흘 앞둔 4일 현재 이수봉 전 인천시당 위원장, 장성민 전 의원, 장성철 전 제주도당 위원장은 출마선언을 했다. 김영환 전 의원, 박주원 전 경기도당위원장, 손학규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이준석 전 노원병 지역위원장 등 출마가 임박한 인물들도 모두 원외다.   
바른미래당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하태경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바른미래당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하태경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전당대회에 나서는 현역은 하태경 의원이 유일하다. 김성식ㆍ오신환 의원 등의 출마가 거론됐으나 모두 고사했다. 하 의원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역의 출마를 촉구한다”며 “현역이 당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 참패 등을 거치며 당 대표에 나설 중진급 상당수가 잠행에 들어갔다. 당 지지율이 하락하며 대표가 된들 정치인으로 인지도를 다지기도 힘든 형편이다. 또한 당 대표에 출마하려면 5000만원의 기탁금을 내야 한다. 
 
하 의원은 “제가 나오려고 할 때도 주변에서 '나중에 정계개편 있을 때 몸을 가볍게 해야 한다, 이사해야 할 처지에 짐을 좀 싸 놓으라' 등 만류하는 이가 많았다"고 말했다. 
 
원내 인사들이 잠잠한 가운데 원외 인사의 약진은 이어지고 있다. 당이 그간 원내 중심으로만 의사 결정이 이뤄졌다는 불만도 한몫하고 있다. 향후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는 절박감도 작용했다. 
 
②쪼개진 안심(安心)=변수는 안철수 전 의원이다. 안 전 의원은 휴대전화를 꺼둔 채 사실상 '휴지기'를 갖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왼쪽)이 30일 오후 전남 나주시 노안면 영평리 인삼밭을 찾아 폭염피해를 본 농민 이야기를 듣고 있다.[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왼쪽)이 30일 오후 전남 나주시 노안면 영평리 인삼밭을 찾아 폭염피해를 본 농민 이야기를 듣고 있다.[뉴스1]

 
안 전 의원의 의중을 대신해 줄 그의 측근들은 나뉘어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때부터 최측근 인사로 분류됐던 최명길 전 의원은 장성민 전 의원을 돕고 있다. 장 전 의원도 지난 지방선거 때 안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했다.
 
반면 대다수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손학규 전 위원장에게 쏠려 있다는 분석이다. 손 전 위원장이 안정감과 경륜으로 당을 추스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여기에 지난 대선 등에서 안 전 의원의 조직을 담당했던 이수봉 전 인천시당 위원장도 출마했다.  
 
 안심(安心)의 행방이 묘연하자 후보자 별로 그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분주하기도 하다. 당 관계자는 “안 전 의원의 휴대전화가 꺼져있자 그의 새 연락처를 찾아내려고 사방팔방 찔러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③컨벤션 효과 있을까=고민은 당 지지율이다. 지지율 상승을 위해 오전 7시 정책 워크숍을 매주 두 차례씩 열지만, 효과는 미약하다.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한국갤럽이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5%로 정의당(15%)와 한국당(11%)에 뒤졌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 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도 현재로썬 불투명하다. 원외 인사는 인지도가 떨어지고, 유력주자인 손 전 위원장의 경우 참신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게다가 안심(安心) 논란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 해묵은 계파 갈등이 재연될 경우 오히려 당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는 다음 달 2일이다. 비슷한 시기(8월 25일)에 전당대회가 열리는 민주당과는 천양지차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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