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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서 바람 불어오니 눈에 봄이 가득” 덩샤오핑의 꿈 실현

중앙선데이 2018.08.04 01:00 595호 16면 지면보기
중국 광둥성 선전시 렌화산 공원의 덩샤오핑 동상. 연중 참배객들로 붐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렌화산 공원의 덩샤오핑 동상. 연중 참배객들로 붐빈다.

중국의 천지개벽은 선전시 렌화산(蓮花山) 공원에서 더욱 실감했다. 렌화산에는 ‘개혁개방의 총사령관’ 덩샤오핑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폭염에도 참배객은 꼬리를 물고 있었다.
 

중국 전문가 “미국과 전면적 경쟁”
안팎 리스크에도 성장 흐름 지속

덩샤오핑은 78년 12월 개혁개방을 중국 공산당 노선으로 채택한 뒤 80년 8월 제5기 전국인민대표자회의 상임위 15차 회의에서 ‘광둥성 경제특별구역 조례’를 통해 선전·주하이(珠海)를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하지만 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여파로 개혁개방 노선이 흔들리자 92년 1월부터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나선다. 그 때 렌화산에 오른 덩샤오핑은 동남쪽 너머 영국령 홍콩 땅을 바라보며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니 눈에 봄이 가득하다(東方風來萬眼春)”는 당나라 시인 잠삼(岑參)의 시를 읊었다. 그러면서 “개혁개방을 하지 않고, 경제를 발전시키지 않고, 인민의 생활을 개선하지 않으면 오직 죽음으로 가는 길뿐이다. 이런 기본노선(개혁개방)은 100년 동안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덩샤오핑의 꿈대로 80년 인구 3만 명의 시골 마을이었던 선전은 이제 1500만 명이 북적대는 초현대식 도시로 발전했다. 바다 너머 홍콩 해안보다 스카이라인도 높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덩샤오핑은 (지금 동상의 모습이지만) 렌화산에서 이 같은 상전벽해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개혁개방 40년의 최대 성과는 “중국인에게 기회를 가져왔다”(후카이훙·胡凱紅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국장)는 점이다. 일거에 중국인들이 빈곤에서 해방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되면서다.
 
중국의 다음 목표는 미국 추월이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 학자들은 이 같은 비전을 감추지 않는다. 양단후이(楊丹輝) 중국사회과학원 공업경제연구소 주임은 “중국과 미국은 대국간 전면적인 경쟁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2035년까지 경제·과학·혁신에서 현대화를 달성한 뒤 건국 100년(2049년)까지 군대 역시 세계 일류로 만들어 종합 국력에서 미국을 앞선다는 중국몽(中國夢)을 뒷받침하는 발언이다.
 
하지만 이는 덩샤오핑의 유훈인 도광양회(韜光養晦·어둠 속에서 실력을 기른다)를 성급히 끝내면서 미중 통상마찰이란 역풍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성장 흐름이 꺾일 것 같지는 않다. 이상만 경남대 교수는 “안팎의 리스크가 있지만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만큼 중국의 성장은 불가역적 흐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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