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입 공론화 브리핑 키워드는 '소름'과 '질타'

중앙일보 2018.08.03 16:50

"시민들의 정확한 판단에 사실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3일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의 '공론화 결과' 브리핑 키워드는 '소름'과 '질타'였다. 정부의 공식 브리핑에서도 '소름'과 '질타'란 표현이 등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대입개편에 대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으며('소름'), 교육부가 그간 대입제도의 단점을 보완하지 못한 것을 시민참여단이 비판('질타')했다는 것이다. 
 

김영란 위원장 "대입개편 밀어붙일 수 없어"
"시민들 정확한 판단에 소름"
"대입 단점 보완 안 한 정책당국 질타"

이날 김영란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장(전 대법관)은 본격적인 공론화 발표에 앞서 상당한 시간을 인사말에 썼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 머리에서 "발표 전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희도, 조사결과를 보고 시민들의 지혜와 시민들의 정확한 판단에 사실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시민참여단이 논의한 대입개편 시나리오 중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안이 없음을 지칭한 것이다. 
김영란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김영란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이번 공론화 핵심은 전문가 토론으로 사전 설정된 대입개편 4가지 시나리오 중 500여 명 규모의 시민참여단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안이 과연 나올 것이냐였다. 최다 지지를 받는 안이 나오면 공론화위가 이를 '다수 안'으로 채택해 국가교육회의에 보고하고, 교육부가 이를 수용해 이달 말 확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런 안은 공론화에서 도출되지 않았다. 수능 위주 전형과 학생부 위주 전형, 그리고 수능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에 대한 의견 대립이 시민참여단의 공론화를 거치면서도 사실상 좁혀지지 않았다.   
 
세 차례에 걸친 지지도 조사에서 4가지 시나리오는 '엎치락뒤치락' 했다. 1차에선 2안(수능 절대평가+전형 간 비율 자율)의 지지율이 다른 안보다 근소하게 높은 듯했다. 이때는 2안, 4안, 1안 순서로 지지도가 나왔다. 하지만 2차 조사에선 1안(수능 상대평가 유지+수능 위주 전형 45% 이상으로 확대)이 제일 우세했고, 다음으론 4안, 2안 순서였다. 최종 조사에선 1안, 2안, 4안 순서였으나 1안과 2안의 차이가 오차범위 이내였다.    
 
이번 공론화에서 시나리오별 지지도는 사지선다가 아니라 시나리오별 5점 리커트 척도 조사로 이뤄졌다. 최종 조사에서 1안은 5점 만점(매우 지지한다)에 평균 3.40점을, 2안은 3.27점을 받았다. 0. 13점의 근소한 차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매우 지지한다' '지지한다'를 합한 비율로 환산했을 때는 1안이 52.5%, 2안이 48.1%로 그 차이가 4.4%포인트에 그쳤다. 공론화위원회는 이런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1안이 앞섰다고 판단하려면 오차범위(리커트 척도로는 0.23점, 비율로는 7.8%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다. 

김영란 위원장은 '다수 안'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한 번 더 '소름'이란 용어를 썼다.  

"다수의 의견이 확연히 나올 상황이었으면 공론화까지 안 왔을 것이다. (공론화위가) 무리하게 공론화 과정에 개입해 중립적인 운영을 안 하면서 다수 의견을 끌어냈다면 더욱 큰 혼란이 왔을 것이다. 시민참여단의 의견이 여기까지 나온 것('다수 의견이 없음을 지칭)을 받아들이고 왜 이렇게 판단했을까를 분석해야 그다음 단계의 답이 나온다. 그 전체가 '소름 돋는다'는 느낌이었다. (대입개편을) 하나로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을 정확히 보여준 것이다." 

이날 공론화위 발표에선 '질타' 표현도 여러 차례 나왔다. '시민참여단이 교육부를 질타했다'는 것이다. 이날 공론화위가 낸 '대입제도개편 공론화 결과' 보고서에선 '시민조사의 함의'의 첫 문장에 '질타'가 나왔다.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 결과' 보고서에 담긴 '조사 결과 함의' 부분. 학생부 위주 전형, 수능 위주 전형의 단점에 대한 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시민참여단이 교육부를 질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 결과' 보고서에 담긴 '조사 결과 함의' 부분. 학생부 위주 전형, 수능 위주 전형의 단점에 대한 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시민참여단이 교육부를 질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시민참여단은 그간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의 단점에 대한 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정책당국과 교육전문가들을 질타하고 단점 보완을 분명하게 요구한 것으로 판단된다." 

교육부의 책무성을 강조하는 대목은 또 있다.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의) 단점에 대한 대안을 교육 전문가들과 정책당국에 분명하게 요구함과 동시에…"  

"교육전문가들과 정책당국은 (수능) 절대평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학생부 위주 전형, 수능 위주 전형의 단점에 대한 보완책 없이, 또 수능 절대평가 전환 시의 수능 변별력 약화, 고교 내신 경쟁 격화 등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부가 덜컥 국가교육회의에 대입개편안 마련을 퉁친 것에 대한 시민들의 '질타'로 해석되는 대목들이다.   
관련기사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먼지알지 런칭 이벤트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