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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 개정안 두고 중산층 논쟁 … 집값 9억이냐 12억이냐

중앙일보 2018.08.03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중산층에 대한 세금폭탄이다.”(7월31일)
 

정부가 발표한 종부세 기준 9억
실거래가 70% 감안하면 집값 13억
한국당, 부자증세 ‘12억 이상’ 주장
박근혜 정부 담뱃세 인상 때도 시끌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중산층이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지 궁금하다.”(8월1일)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여야 비교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여야 비교

정치권에서 중산층 세부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18년 세법 개정안’에는 흔히 부자증세로 불리는 종합부동산세의 세율을 높이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정부·여당은 종부세 과표 기준을 종전처럼 공시가격 9억원(1가구 1주택 기준) 이상으로 두자는 입장이다. 공시가격은 실 거래가의 70% 수준이기 때문에 공시가격 9억원은 실거래가로 따졌을 때 13억원 정도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에선 최근 부동산 가격상승을 감안했을 때 공시가격 9억원대는 중산층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국당 이종구 의원은 지난 2월 종부세 과표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한국당은 9월 정기국회가 열리면 기재위에서 이종구 의원안을 정부안과 경합시킨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종부세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 수는 2014년 6만1060호에서 2016년 8만1264호로, 2018년에는 16만3501호로 늘었다. 부동산 업계에선 2014년에서 2016년까지 2만호가 늘어났을 때 납부 인원이 8만명이 증가했기 때문에 8만호가 늘어난 지금은 종부세 납부자가 20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종구 의원은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7억원을 넘는 것을 감안할 때 머지 않아 서울의 모든 아파트 소유자가 종부세 대상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종부세 개정안은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산층에 대한 세금 폭탄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 개정안엔 다주택자 종부세 과표 기준을 현행 6억원(공시가격)을 9억원으로 높이는 내용도 담겨 있다. 여야의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 세제개편안의 내용이 일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산층 세금폭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산층을 정의하는 합의된 기준이 없어 역대 정부마다 이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보수 정부가 집권하던 시절에는 주로 야당인 민주당에서 이를 제기했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8월 소득공제를 축소하고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으면서 “고소득자에게 더 걷고 저소득자에게 덜 걷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월급쟁이에 대한 세금폭탄”, “중산층에 대한 가렴주구”라고 비판했다. 2014년에 있었던 담뱃세 인상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서민들의 지갑을 털었다”고 공격했다.
 
명지대 김형준(정치외교학) 교수는 “집권여당이 되면 아무래도 세수 확보에 신경쓸 수 밖에 없다”며 “중산층 세금폭탄 공방도 결국 정치권 ‘내로남불’ 행태의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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