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휴가철 버려진 강아지, 성격장애·이상행동 많은 이유

중앙일보 2018.08.01 13:00
[더,오래]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5)
서울 강서구 화곡동 팅커벨입양센터에서 유기견들을 돌보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강서구 화곡동 팅커벨입양센터에서 유기견들을 돌보고 있다. [중앙포토]

 
동물의 소유자가 돌보지 않아 도로나 공원 등 공공장소에 주인 없이 나돌아다니거나 내 버려진 동물을 유기동물이라 한다. 잃어버린 동물을 유실동물이라 구분하는데 이는 사실상 유기동물에 포함된다.
 
지난달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동물의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구조된 유실·유기동물은 10만 2,593마리로 전년 대비 14.3%가 증가하였다. 이는 전국의 293개 동물보호센터에서 공식 집계한 것으로, 구조되지 못한 것을 합한다면 훨씬 더 많은 동물이 유기된다고 추측할 수 있다.
 
유기된 동물이 구조되어 보호센터로 이송되면, 동물은 기본적으로 10일에서 20일간 보호받는다. 이 기간에 잃어버린 보호자가 찾아가지 않은 동물은 원하는 가정에 분양하게 된다.
 
그러나 보호자가 찾아가거나 분양되는 수는 구조된 동물의 절반도 안 되고 나머지는 거의 자연사나 안락사 등 죽음에 이른다. 이러한 유기동물을 관리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도 연간 150억 원이 넘는다.
 
반려동물이 버려지는 원인은 보호자와 동물 사이에 유대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상호 신뢰가 깨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려동물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거나, 가정의 환경이 동물에 부적절하였거나, 사회화 교육이나 기본 예절교육에 소홀하였거나, 보호자의 관심 부족으로 반려동물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등 보호자의 잘못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번 유기된 동물은 입양돼도 다시 버려질 가능성 커 
새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유기견 삐삐,순심이,달콩이,동동이. [중앙포토]

새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유기견 삐삐,순심이,달콩이,동동이. [중앙포토]

 
유기된 동물은 좋지 않은 기억이 남아 성격장애나 행동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유기된 동물이 구조되어 새로운 보호자를 만나도 신뢰관계에 이르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보호자가 노력하더라도 신뢰관계 형성이 제대로 안 된다면 다시 유기되거나 보호센터로 되돌아오는 불행이 반복될 수도 있다. 그래서 반려동물 유기는 가장 심한 동물 학대 행위가 된다.
 
유기된 동물은 가정에서 보호받고 있을 때와는 다르게 예방접종이나 구충 목욕 등 정기적인 위생관리를 할 수 없고 질병에도 무방비 상태가 되어 다른 동물이나 가축, 사람에게 여러 가지 질병을 전파하는 매개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유기된 동물이 다른 유기동물이나 야생동물로부터 인수 공통질병이나 기생충에 감염되어 사람에게 옮기고 다른 동물에게 전파하는 과정은 인간과 동물의 건강에 매우 위험하고 자연환경에도 위해 요소가 된다.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데 광견병이 대표적이다.
 
유기동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책임감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만 정부에서도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한 실행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을 유기한 경우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반려동물 등록을 의무화하여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유기행위에 대해서는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렵고, 동물 등록제는 홍보와 관리부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유기동물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중앙포토]

반려동물 등록제는 유기동물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중앙포토]

 
반려동물 등록제는 올해로 5년째로 이는 생후 3개월 이상의 개를 소유한 보호자가 시·군·구청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이다. 그러나 보호자는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하거나 시행하는 절차를 복잡하게 느끼고, 관계 당국은 국민의 실행을 높일 수 있는 홍보에 미흡하고 후속 관리에 부실한 면도 있다.
 
작년 말 등록 수가 117만 5,516마리로 발표되었으나 이는 전체 반려견의 25%에도 미치지 못하고, 등록된 반려견 중에서도 사망이나 이동 등 개체 이력관리는 전무한 실정이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유기동물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려동물 등록제를 현행 개에서 고양이까지 확대하고, 등록된 반려동물이 누릴 수 있는 혜택 등을 포함한 지속적인 관리가 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등록 동물에게는 외장형 목걸이나 인식표보다는 내장형 칩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유기동물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반려동물은 보호자 하기 나름, 무한책임 져야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고 관심은 높아지지만 유기동물의 수는 감소하지 않고 있다. 휴가철인 7, 8월에는 그 수가 평균보다 25%가 증가한다 하니 보호자의 책임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반려동물은 보호자의 노력에 따라 성품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에 선택한 동물과의 문제에서는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일단 유기된 동물에 대해서는 관계 당국의 관리가 필요하다. 반려동물등록제 보완, 반려동물 관련 대국민 교육프로그램 운영, 센터 보호 기간에 사회화 교육 강화, 홍보 강화 등 제도개선과 여건 조성은 유기동물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nsshin@snu.ac.kr
 
관련기사
공유하기
신남식 신남식 서울대 명예교수·(주)이레본 기술고문 필진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 동물원장과 수의과대학 교수를 지냈다. 반려동물인구가 1000만이 넘고, 동물복지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시대에 반려동물 보호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동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새로운 시각이 요구된다. 동물의 선택, 보호자의 자격, 예절교육, 식사, 위생관리, 건강관리 등 입양에서 이별까지의 과정에 보호자가 해야 할 일을 알아보고 사람 삶의 질을 높여주는 반려동물의 세계를 구석구석 살펴본다.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