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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 vs “메르스 규제 심하다”…논의 시작되나

중앙일보 2018.08.01 06:00
지난해 10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열린 대량 감염환자 발생 재난상황 대응 모의훈련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열린 대량 감염환자 발생 재난상황 대응 모의훈련 모습. [연합뉴스]

 
2015년 여름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31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을 점령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병원에서 근무하다 귀국한 부산의 25세 여성이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였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3년 전 공포를 기억하는 많은 국민이 촉각을 곤두세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병원 업계에선 메르스 사태 당시 강화됐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시 사태의 심각성으로 병원 건물 등에 도입된 규제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병원 어렵게 하는 규제 겁난다" 
2015년 9월 정부는 병원을 신축할 때 병상 간 거리를 1.5m 이상 확보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기존 시설에 대해선 올해 12월 31일까지 1m 이상 거리를 확보하게 만들었다. 병상 거리가 가까울수록 감염병 전염이 쉬울 수 있으니 최소 간격 확보가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지난 1월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 [사진 경남지방경찰청]

지난 1월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 [사진 경남지방경찰청]

 
또한 지난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으로 강화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방안에 대해서도 병원과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영호 대한중소병원협회 회장은 병·의원급 의료기관 입원실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제하는 데 대해 “의료현실을 외면한 것으로 (물리적으로 설치가 불가능한 병원에 대해선) 예외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보건복지부와의 간담회에서도 병원협회 임원단은 이런 규제 등을 거론하며 “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호소했다고 한다.
 
의사 출신인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지난 5월 31일 중소병원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이런 의료계의 우려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메르스 이후 병원에 각종 감염관리와 관련된 규제가 많고, 병원에서도 의사가 감염관리를 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감염관리 예산이 1000억여원에서 두 자릿수로 줄었다”며 “병원 업계는 ‘이대 목동병원, 밀양 세종병원 등 사회적인 사건이 생길 때마다 온갖 규제가 쏟아져 겁부터 난다’고 말한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모습. [연합뉴스]

 
"안전 원칙 흔들려선 안 돼" 반론
20대 국회가 최근 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친 만큼 병원 업계는 보건복지위원회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의견 표명에 나서고 있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지난달 24일 국회를 찾아 보건복지위 소속의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과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을 각각 면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규제 완화가 쉽게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건복지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3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항상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문제”라며 “메르스 사태나 밀양 참사 때는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하고,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안전과 관계된 문제는 원칙이 쉽게 흔들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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