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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내 진단표" "길거리 돼지X"…성 혐오·갈등 부추기는 온라인 커뮤니티

중앙일보 2018.07.31 10:37
지난 4월 대구에서 열린 성차별·성폭력 끝장 집회. [연합뉴스]

지난 4월 대구에서 열린 성차별·성폭력 끝장 집회. [연합뉴스]

“저런 여자가 남자 인생 망치려고 울면서 미투한다” “남자 외모에서 키의 중요성”….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성차별적 글의 일부다. 온라인 세계에선 특정 성에 대한 혐오와 비난, 폭력, 성적 대상화 한 표현들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은 6월 1~7일 대표적 온라인 커뮤니티 8곳의 게시글 1600개와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 1만6000개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양평원 분석에 따르면 게시글 90건과 댓글 71건이 성차별적인 내용으로 분류됐다. 유형별로는 혐오ㆍ비난이 135건(83.9%)에 달했고 폭력ㆍ성적 대상화가 26건(16.1%)이었다.
 
혐오ㆍ비난성 글은 특정 성에 대해 부정적 관념을 갖고 적대감을 드러내거나 신체 일부를 멸시하는 욕설이 많았다. 외모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부추기는 내용도 상당했다. A 커뮤니티에선 ‘좋은 아내 진단표를 긴급히 만들어 봤다’는 글이 올라왔다. 부인을 남편의 성적 도구이자 복종해야 하는 존재로 다룬 것이다. B 커뮤니티 게시글은 ‘교통사고 당해도 통통 튈 것 같이 살쪘던데’라며 외모 비하를 드러냈다. C 온라인 플랫폼에선 먼저 취업해 이별했던 전 여자친구보다 더 높은 직급으로 합격하고 복수했다는 게시글에 미투(Me Too) 운동을 깎아내리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폭력ㆍ성적 대상화를 담은 글도 여럿이었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성적인 도구로 연상될 수 있는 표현과 이미지가 많았다. 폭력성이 지나친 경우도 있었다. D 커뮤니티에선 ‘길거리에 돼지 X들을 보면 요즘은 농담이 아니라 진짜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게시글과 ‘죽여도 된다’는 댓글이 이유 없는 폭력성을 노출했다. 다른 커뮤니티에선 자극적인 제목과 여성의 신체 부위를 강조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양평원 관계자는 “온라인상의 혐오 표현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확대돼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면서도 성차별적 언어와 혐오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평원은 이번 모니터링에서 확인된 성차별적 사례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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