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들 의대진학 욕심’ 의사 엄마·시험지 빼낸 행정실장 구속

중앙일보 2018.07.30 20:05
고등학교 3학년 시험지 사본. [연합뉴스]

고등학교 3학년 시험지 사본. [연합뉴스]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내신 시험문제를 빼돌린 학교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경찰에 구속됐다.
 

법원 “사안의 중대성,
증거 인멸 가능성” 고려

30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학사행정을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광주 모 고등학교 행정실장 A씨(58)와 학부모 B씨(52ㆍ여)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법원은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된 이들은 고3 수험생인 B씨 아들의 내신 성적을 조작하고자 시험문제 유출을 공모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10일 치러진 기말고사 9과목과 지난 4월 25~27일 치러진 중간고사 시험지를 유출하는 등 학사행정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험지를 빼돌린 행정실장 A씨는 학교 운영위원장인 B씨의 부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학교 측 관리소홀을 틈타 ‘등사실’에 보관된 시험지 원안을 행정실로 가져와서 복사해 B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시험지 전부를 복사한 후 원본을 다시 등사실에 넣어두었다.  
 
학부모 B씨는 시험지 사본에서 아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을 중심으로 난도가 높은 문제만 발췌해 A4용지 4장 분량의 학습자료, 이른바 ‘족보’(기출문제 복원자료)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 학습자료를 족보라면서 아들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인 B씨는 아들이 의대에 진학하기를 원했으나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시험지 유출 발생 하루 전인 지난 1일 오후 5시쯤 광주 남구 노대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30여분간 만났고, 사건 당일엔 오후 6시 30분쯤 노대동 카페 근처 도로에서 B씨에게 복사본 42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간고사 시험지 유출 관련해 이들은 시험 1주일 전에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통화기록 분석 등을 통해 행정실장과 학부모 사이에 금품거래 등이 있었는지 파악 중이다. 이들은 현재 대가 관계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