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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사법부 ‘위안부 할머니’ 소송도 개입 정황 문건 확보

중앙일보 2018.07.30 14:57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과 위안부 소녀상(오른쪽) [신인섭 기자,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과 위안부 소녀상(오른쪽) [신인섭 기자, 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일본 정부 손해배상 소송에도 개입하려 했다는 정황이 담긴 문건이 드러났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위안부 손배판결 관련 보고' 등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이 작성한 위안부 소송 관련 문건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2016년 1월 초 작성된 이 문건에는 배모씨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내겠다고 예고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각하' 또는 '기각'하는 게 마땅하다는 결론이 담겼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간 위안부 피해 문제에 합의한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 기조에 따르기 위해 정식으로 소송을 시작하기도 전에 소송 내용을 결론 내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지난 2014년 1월 배씨 등이 낸 소송은 심리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채 2년 6개월이 넘게 법원에 계류 중이다. 그사이 소송을 재기했던 할머니 가운데 일부가 별세했다.
 
현재 생존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27명에 불과하다. 
 
아울러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 법원행정처가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사자로 연루된 민사소송 내용을 검토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확보했다.  
 
검찰은 홍 의원 측이 민사소송 진행 사실을 행정처 관계자에게 귀띔했고, 판사 출신 홍 의원을 챙겨 양승태 사법부의 상고법원 추진을 위한 우군으로 내세우려고 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를 두고 검찰은 당시 홍 의원의 소송 상대방이었던 A씨의 변호인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재판과정에서 통상적이지 않은 점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당시 A씨가 2013년 10월 홍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 1심 법원은 2014년 9월 홍 의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2심 법원은 지난해 8월 홍 의원의 일부 패소 판결을 내렸고, 대법원은 작년 12월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위안부 피해자 및 홍 의원 관련 재판개입 의혹 사건 관련 문건은 법원행정처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분류한 410개 문건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으로, 검찰이 독자 수사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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