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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달 소식하면 나타나는 6가지 신기한 반응

중앙일보 2018.07.30 07:02 종합 18면 지면보기
[더,오래]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28)
다이어트의 핵심인 '식단조절'. [중앙포토]

다이어트의 핵심인 '식단조절'. [중앙포토]

 
다이어트에 돌입한 지 한 달째 되는 여성이 있었다. 보통 한 달이면 평균 4~6kg을 감량하는데, 그는 겨우 2kg 감량에 그쳤다. 목표 달성이 안 되면 본인도 초조하지만, 치료하는 의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치료에 진전이 없어 다시 처방전을 살피며 왜 그런지 이유를 하나하나 캐봤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식단조절에 있으니까 먹는 것을 끼니마다 적어 보라고 했다. 3일에 한 번씩 적어낸 식단을 보던 직원들이 열흘쯤 지나 한마디 한다. “이렇게 많이 먹으니 안 빠지죠!”
 
이분에게 다시 집중교육을 했다. “원장님, 이렇게 적게 먹고 어떻게 살아요. 저는 먹는 게 낙인데.” 그런데 어쩌랴. 먹어가면서 살을 뺀다고 하는 건 정상적인 게 아니니. “살을 건강하게 빼려고 한의학 치료를 받는 거지, 먹을 거 다 먹어가면서 몸에 무리를 가하며 빼는 것은 아니랍니다.”
 
재미난 것은 처음에 이렇게 억울한 듯 호소하는 분도 한두 달 지나 소식 위주의 식단에 적응하면 신기한 듯 이야기하는 게 있다.
 
적게 먹어도 힘 나고, 아픈 곳 사라지고… 
면역식단이 제대로 작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고 먹는 양에 비해 훨씬 더 큰 힘이 난다. [중앙포토]

면역식단이 제대로 작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고 먹는 양에 비해 훨씬 더 큰 힘이 난다. [중앙포토]

 
첫 번째, ‘이제 적게 먹어도 괜찮다’다. 이 말은 적게 먹어도 힘이 나니 에너지 효율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면역식단이 제대로 작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고 먹는 양에 비해 훨씬 더 큰 힘이 난다. 몸에 불필요한 성분이 빠지면서 해독이 된 만큼 좋은 기운이 더 활발해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 조금 많이 먹게 되면? 더 큰 힘이 난다. 하지만 포만감 위주이거나 영양 불균형적인 식사를 하면 또다시 노폐물이 끼고 몸 전체의 대사 효율이 떨어진다. 물론 음식의 양은 활동량을 참고해 정해야 한다.
 
두 번째, ‘어느 순간부터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다. 면역식단에 몸이 적응하면 뇌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명상하는 사람은 대부분 소식을 한다. 정신적인 활동을 활발하게 하려면 육체적인 활동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뛰어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몸 안에서 일어나는 대사작용도 육체 활동이다. 뱃속의 활동이 많아지면 정신집중이 힘들다.
 
포만감은 일시적인 만족을 주기 때문에 금세 또 채워야 만족이 이어진다. 공복에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 정신작용이 활발해지면서 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면역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분이 어느 순간 명상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평소에 탄수화물과 단 음식을 많이 먹어 저혈당 증상이 있는 경우 이런 느낌을 받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세 번째, ‘아픈 곳이 사라졌다’다. 허리와 무릎은 체중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런 곳의 통증은 체중이 5%만 줄어도 상당 부분 사라진다. 식단을 제대로 실천하면 체중이 실리지 않는 목과 어깨도 가벼워지고, 오십견이 낫는 경우도 종종 본다. 이 주변의 독소가 빠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져서 생긴 결과다. 
 
눈이 맑아지고, 두통이 사라지며, 뱃속이 편안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불면도 나아진다. 면역 관련 질환, 내분비질환 등이 개선되는 임상 사례가 매우 많다.
 
네 번째, ‘몸이 가벼워지니 신난다’다. 당연하다. 꼭 체중을 줄이지 않더라도 식단을 건강하게 하면 정상적인 체중으로 가고 군더더기 살이 정리된다. 가벼워지는 즐거움을 느끼면 소식하는 재미가 생긴다. 붓기가 쏙 빠지는 것만으로 얼굴 라인도 살아나고, 약간만 체중이 줄어도 몸매가 드러날  때 느끼는 재미는 잠깐 포만감을 들 때 느끼는 것과 다른 차원이다.
 
다섯 번째, ‘이제 식단구성이 자연스러워졌다’다. 처음에는 준비하는 것이 참 어렵고 힘들다.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마트에 가도 보이지 않는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두어 달 실천하고 나면 식단을 제대로 구성하는 법을 알게 돼 응용도 가능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이 붙는다. 보통 습관이 형성되는 시점이 두 달 정도 되는 때다. 지속하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건강 식단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식사조절을 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과식하는 때가 와도 자동으로 몸이 알아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중앙포토]

식사조절을 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과식하는 때가 와도 자동으로 몸이 알아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중앙포토]

 
여섯 번째, ‘조금 많이 먹거나, 인스턴트를 먹더라도 대처하는 방법을 찾았다’다. 이것이야말로 요요(다이어트뿐만 아니라 모든 질병에서의 요요)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다. 맛있는 것도 먹고, 과식할 때도 있고, 지인과 어울리다 보니 여러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때가 많다.
 
식사조절을 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이런 때가 와도 자동으로 몸이 알아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리고 다른 습관으로 행동을 바꾸게 되고, 몇 번 식단조절을 잘 못 하더라도 몸을 회복시키는 힘이 생긴다.
 
배불리 먹는 것은 인류의 숙원이었다. 조선 시대의 보릿고개엔 굶어 죽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전쟁 시기는 말할 것도 없다. 지금도 북한이나 아프리카의 경제적인 후진국, 인도의 빈민가에선 배를 곯고 심각한 영양부족 증상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을 본다.
 
하지만 이제 대부분 지역의 사람들은 먹는 문제가 해결됐다. 많은 곳에서 오히려 영양 과잉 상태에 있다. 인류의 숙원이 해결돼 그걸 만회하려 하는지 하루 세끼가 너무나 풍족하다. 먹고자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 그런데 갈수록 움직이는 활동시간은 사라지고 있다.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는커녕 걷기조차 안 한다.
 
일이 많고 너무 바빠 여유가 없는데 먹는 것은 풍족하니 급하게 아무것이나 쑤셔 넣듯 한다. 자가용이 있다면 최소한의 걷기도 못 할 때가 많다. 집 현관에서 주차장까지, 그리고 주차장에서 회사까지 걷는 것이 전부인 날도 있다. 그나마 그 길조차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에 편안함을 맡기고 있다.
 
아이들도 덩치가 점점 커지고 있다. 초등학교 앞엔 통통함이 도를 넘어 걱정스러워 보이는 아이들이 줄을 서서 지나간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활동량은 줄고, 먹는 양은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DNA가 적응을 못 하는 듯 예전에 없던 질환이 많아지고 있다.
 
절제된 식사 효과는 해독과 면역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불균형 속에 균형을 찾기 위해 절제하는 식사 습관을 갖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독소를 빼고(해독), 에너지 대사를 높이는 것(면역)이다. 몸이 가진 에너지를 음식물을 분해해 변 만드는 데가 아니라, 올바른 활동을 하고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데 써야 할 것 아닌가!
 
앞의 위의 분은 나머지 두 달 동안 열심히 해서 결국은 10kg을 감량했지만, 습관이 뒤늦게 형성돼 얼마나 유지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았다. 소식의 즐거움을 조금 느끼고, 가벼움을 경험했으니 노력이 아까워서 계속 잘해 갈 것이라 믿는다.
 
박용환 하랑한의원 원장 hambakus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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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 박용환 하랑한의원 원장 필진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 동의보감을 연구하는 한의사다. 한국 최고의 의학서로 손꼽히는 동의보감에서 허준이 제시하는 노년의 질환에 대비하는 방안을 질환별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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