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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실수를 덮는 실수

중앙일보 2018.07.30 00:30
<통합예선 결승> ●황윈쑹 6단 ○신민준 8단  
 
7보(109~113)=이 정도 바둑이 진행됐을 즈음, 두 선수의 집중력이 약간 흐트러진 걸까. 아니면 대국장에 뜻밖의 방해꾼이 나타났던 걸까. 앞선 장면에 이어 이번에도 두 선수의 실수가 연달아 나왔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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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신민준의 110이 위험한 실수였다. 신민준 입장에선 아직 완전히 살아있지 못한 좌상 백을 보완하기 위해 110을 둔 듯하다. 만약 '참고도1'처럼 흑이 먼저 치중을 해온다면, 제대로 공격의 대상이 되는 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10은 상대가 제대로 대응만 했더라면, 아무짝에 쓸모가 없는 수가 분명했다.  
 
참고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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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서 황윈쑹은 111로 받아뒀는데 이 또한 실수. 여기서 흑은 '참고도2' 흑1로 먼저 찔러뒀어야 했다. 이렇게 되면 흑5 다음에 후수이지만 백6으로 집 모양을 낼 수밖에 없다. 
 
'참고도3' 백2로 한걸음 물러선다 해도 흑5 이후 백6으로 받아둬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결국 이 수순에 따르면, 110은 둘 필요가 전혀 없었던 돌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매 수가 천금 같은 프로의 바둑에서 한 수를 놀았다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다.
 
참고도2

참고도2

참고도3

참고도3

바둑이 끝난 뒤 신민준은 "110을 놓고 난 다음에야 흑이 찌르는 수를 봤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다행히도 황윈쑹 역시 찌르는 수를 파악하지 못했나 보다. 111로 상대의 실수를 완벽하게 덮어주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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