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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칭화대 교수가 시진핑 비판 “문혁시기로 회귀 … 개인 숭배 중단을”

중앙일보 2018.07.29 17:22 종합 6면 지면보기
중국 명문 칭화(淸華)대의 저명 학자가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한 소논문을 통해 “중국은 문화대혁명 시대로 회귀하는 중”이라고 비판하며 지난 3월 개헌으로 폐지된 국가 주석 임기제를 복원하고 개인숭배 풍조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쉬장룬 교수

쉬장룬 교수

 

국가주석 임기제 원상회복 등 촉구

쉬장룬(許章潤ㆍ56) 칭화대 법학원 교수는 최근 자유주의 계열의 싱크탱크 톈쩌(天則)경제연구소 웹사이트에 ‘현재 우리의 두려움과 기대’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중국 당국에 의해 삭제됐으나 해외 사이트로 전재된 글을 통해 열람이 가능하다.  
 
쉬장룬 교수의 소논문 '현재 우리의 두려움과 기대' 첫 페이지

쉬장룬 교수의 소논문 '현재 우리의 두려움과 기대' 첫 페이지

쉬 교수는 A4 용지 4장의 분량의 이 글에서 “최근 집권자의 국가운영 방식이 최저선을 넘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며 “지난 1년 사이 중국 정치사회의 퇴조가 심각해지며 중국 민중이 두려움을 갖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현재 중국인들은 국가발전 방향과 개인신변 생명 및 재산에 대한 걱정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공권력이 개인재산권을 약탈하고 고위 지도부의 정치적 명령과 신계급투쟁 양상이 뚜렷해지며 문화대혁명 시대로 회귀하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쉬 교수는 구체적으로 ▶재산권에 대한 불안 ▶정치 지도자의 돌출과 경제건설 중심정책의 폐기 ▶계급투쟁의 재연 ▶쇄국정책으로의 회귀 ▶과도한 대외원조 ▶좌편향적 사상 개조  ▶군비경쟁으로의 매몰과 전쟁발발 우려 ▶개혁개방의 종언과 극한정치의 회귀 등을 현 시점에서 중국인이 갖고 있는 8가지 걱정으로 지적했다.  
 
쉬 교수는 이어 ‘8가지 기대’란 이름으로 자신의 건의책 8가지를 제시했다. ▶과도한 대외원조를 중단할 것 ▶외교적 포장으로 인한 낭비를 없앨 것 ▶고위간부의 은퇴후 특권을 폐지할 것 ▶개인숭배 저지 ▶국가주석 임기제 원상회복 ▶6ㆍ4 천안문 사태에 대한 재평가 등이다. 
이 가운데 개인숭배에 대해 쉬 교수는 통렬하게 비판했다. 그는 “개혁개방 40년 이후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 기관지의 ‘신(神) 만들기’는 전례없는 정도에 이르렀고 전근대적 국가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썼다. 그는 또 지난 3월 국가주석의 임기를 3연임 이상 할 수 없도록 한 헌법의 임기 규정을 삭제한 것으로 원상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직자 재산 공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쉬 교수의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은 5월 개인숭배를 비판한 베이징대 대자보 게시와 7월 상하이 도심 시진핑 초상화에 대한 먹물 뿌리기 사건에 이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산발적 흐름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 확대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정치적으로 가장 엄혹해진 최근 시점에 쉬 교수가 대담한 발언을 했다”며 “현 시대의 병폐를 용감하게 고발한 중국 지식인의 극소수 목소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현재 방문교수로 일본에 체류 중인 쉬 교수는 지난 2005년 중국 법학회로부터 ‘걸출한 10대 청년 법학자’ 가운데 한명으로 선정됐다. 쉬 교수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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