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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북한대시관 게시판에 대문짝만하게 등장한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중앙일보 2018.07.29 16:10
 베이징의 주중 북한 대사관 외부 게시판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이 내걸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사진을 내 건 것이긴 하지만 체제 선전 사진을 전시하던 공간에 그동안 적대시해 오던 한ㆍ미 정상 사진이 내걸린 건 여태껏 없던 일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및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장면을 나란히 전시한 베이징의 주중 북한 대사관 게시판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및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장면을 나란히 전시한 베이징의 주중 북한 대사관 게시판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김정은 외교활동과 한반도 정세 변화 주도 부각시키려는 의도"

29일 낮 확인한 결과 베이징 팡차오디(芳草地) 북한대사관 정문 오른쪽의 대형 게시판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맨 왼쪽에 남북 정상 회담 사진을 6장, 중앙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북중 정상회담 사진 5장, 오른쪽에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사진 등 5장이 배치됐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최근 들어 달라진 게시판 편집과 관련, “북한이 김 위원장의 활발한 정상외교를 토대로 한반도 정세 변화를 주도하고 있음을 은근히 선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게시판 왼쪽 최상단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악수하는 장면, 그 아래엔 도보자리에서의 환담 장면 등이 배치됐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게시판 왼쪽 최상단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악수하는 장면, 그 아래엔 도보자리에서의 환담 장면 등이 배치됐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게시판 왼쪽 최상단에는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과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 서명하고 악수하는 장면이 차지했다. 그 옆으로 김 위원장이 시 주석,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시작 전 악수하는 공식 기념사진을 올렸다. 그 아래에는 각각의 회담 장면이나 부부 동반 기념 촬영 등이 배치됐다. 특히 문 대통령과의 도보다리 환담 장면을 눈에 띄게 배치했다. 또 시 주석과 회담 도중 파안대소하는 장면,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하는 장면도 게시돼 김 위원장이 세계 주요 국가의 지도자들과 친밀한 사이임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읽혔다.    
 
전시물을 교체한 시점은 극히 최근의 일로 보인다. 얼마전까지 이 게시판은 김정은 위원장의 3월 첫 방중 당시의 각종 시찰 활동, 중국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경호와 의전 접대를 받는 장면 및 북ㆍ중 회담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대사관 바깥에 설치돼 있어 행인 누구나 볼 수 있는 이 게시판은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동정과 북한 내부의 주요 행사나 경제 건설 현장 등 시사성을 곁들인 체제 선전물을 게시하는 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대륙간탄도탄(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와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수중 발사 장면을 게시판에 걸고 핵무력 완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3차 방중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 일정으로 북한 대사관을 방문해 공관원들을 격려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게시판에는 북중 회담 사진만 걸려 있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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