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노션·GS건설 …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업 24곳 늘어난다

중앙일보 2018.07.29 15:31 종합 10면 지면보기
38년 만에 탈바꿈할 공정거래법 전편 개편안의 윤곽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문기구인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대폭 늘리고, 대기업 금융ㆍ보험사나 공익 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의결권을 5%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공정위에 권고했다. 총수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당하게 이득을 얻고 지배력을 확대하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유진수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장이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위 최종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특위의 권고안 및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는 각계 토론회 논의 등을 토대로 전면개편안을 마련해 8월 중 입법예고하고 연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1]

유진수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장이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위 최종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특위의 권고안 및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는 각계 토론회 논의 등을 토대로 전면개편안을 마련해 8월 중 입법예고하고 연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1]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 윤곽
총수 일가 지분 30% → 20%로 강화
금융·보험사 의결권도 5%만 인정

특위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방안 최종 보고서’를 공정위에 권고했다. 교수ㆍ변호사 등 전문가 22명으로 꾸려진 특위는 지난 3월 출범 이후 24차례의 내부논의와 2차례 공개토론회를 통해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논의했다.
 
특위는 최종안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대폭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현재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사와 20% 이상인 비상장사인 대기업 계열사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다. 특위는 이 지분 기준을 상장ㆍ비상장 구분 없이 20%로 낮추라고 제안했다. 상장사와 비상장사간의 규제를 굳이 달리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이노션, 현대글로비스, SKD&D, GS건설 등 24곳이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감시 대상에 포함된다. 또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계열사가 50% 넘게 지분을 보유한 자(子)회사를 규제하는 방안도 최종안에 담겼다. 공정위는 “특위 제안이 실현되면 현재 203곳인 규제대상 회사가 441개까지 늘어난다”고 밝혔다.
 
특위는 또 “총수일가가 금융 계열사를 통해 편법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권했다. 현재 대기업 금융ㆍ보험사는 비(非)금융 계열사의 임원선임, 정관변경, 합병 등 경영권 방어와 관련된 의사결정에 한해 특수관계인 지분과 합해 최대 15%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특위는 이 같은 의결권 한도를 5%로 낮추고 적대적 인수ㆍ합병(M&A)과 무관한 계열사 간 합병에 대해서는 아예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라고 권고했다. 3월 말 기준 삼성전자에 대해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이 8.27%, 삼성화재가 1.45%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 회사들의 지분을 합쳐 5%까지만 의결권이 인정된다는 얘기다.
 
특위는 공익법인에 대해서도 금융ㆍ보험 계열사와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위 위원장인 유진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ㆍ보험회사 의결권을 규제하는 이유는 총수 일가가 자신의 돈이 아닌 고객의 돈으로 지배력을 확대하는 행위는 막아야 한다는 데 있다”라며 “공익 목적으로 사회에 내놓은 돈 역시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이용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위 주요 논의 결과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위 주요 논의 결과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에 대해 특위는 현행 제도를 보완ㆍ유지하자는 의견을 냈다. 전면폐지 의견을 낸 위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특위는 또 자진신고감면제(리니언시)로 입수한 정보를 검찰 수사에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정위에 제시했다.
 
아울러 특위는 현행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집단) 지정기준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시장 지배적 사업자 추정 기준을 점유율 50%에서 40%로 낮추는 방안을 권고안에 포함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불법 행위는 당연히 근절해야 한다”라며 “다만 지나친 규제는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경영권 방어를 어렵게 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특위 권고안을 토대로 다음 달 정부 입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하남현ㆍ장원석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