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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끼리 수다? 우린 성공·창업 정보 공유해요

중앙일보 2018.07.29 15:01 종합 14면 지면보기
 지난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 인근의 한 빌딩 5층. 선릉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이곳에 20~40대 여성 6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창업을 했거나 꿈꾸는 여성들의 모임인 ‘여성기업가네트워크(이하 위넷)’ 회원들이다. 여성들이 창업 경험을 공유하고 연대하자는 취지로 2013년 설립된 위넷은 매달 한 번씩 정기 모임을 열어 여성 창업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선릉 인근에 위치한 헤이 조이스. 헤이 조이스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멤버십 서비스와 공간을 앞세우며 오픈했다. 최정동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선릉 인근에 위치한 헤이 조이스. 헤이 조이스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멤버십 서비스와 공간을 앞세우며 오픈했다. 최정동 기자

 

일하는 여성들의 멤버십 클럽 ‘헤이 조이스’ 오픈
회비 내고 공간·일·기회 등 멤버 간 공유
직장 여성 경력 설계 서비스도 계획

이날 위넷의 발표 무대엔 이나리 ㈜플래너리 대표가 올랐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 제일기획 임원을 그만두고 올 3월 플래너리를 창업했다. 국내 창업 생태계의 허브 격인 디캠프의 초대 센터장을 맡았던 그는 이번엔 일하는 여성을 위한 허브를 기획했다. 국내 최초의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프라이빗 멤버십클럽 ‘헤이 조이스(Hey Joyce)’다. 이날 위넷 행사가 열린 공간이 헤이 조이스의 라운지였다. 이 대표는 “일하는 여성들이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공간을 지원하고 이들을 무대에 올려 보내는, 일명 ‘일하는 여성을 위한 YG’가 되보겠다”고 말했다.  
 
이달초 문을 연 헤이 조이스는 일하는 여성을 위한 프라이빗 멤버십 클럽이다. 자신의 일과 커리어(careerㆍ경력)를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공간ㆍ커뮤니티ㆍ콘텐트를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다. 국내에서 여성이라는 젠더(genderㆍ성별)에 특화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헤이 조이스가 처음이다.  
 
멤버가 되면 세련된 분위기의 라운지와 회의실, 책 수백권이 꽂힌 서가, 팟캐스트 녹음실, 파우더룸, 샤워실, 요가 스튜디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라운지에선 여성을 위한 다양한 콘퍼런스와 네트워크 파티 등 이벤트도 마련된다. 헤이 조이스 운영진은 관심사가 비슷한 멤버들끼리 소모임을 꾸려 진행할 수 있게 돕고, 이직ㆍ창업ㆍ경력전환 등 커리어 설계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각 영역에서 성공한 여성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의 성공과 실패의 순간들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스타일 쉐어 윤자영 대표 같은 젊은 여성 창업가부터 여성 철학자인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 다음 부사장 출신의 여성 연쇄 창업가 문효은 아트벤처스 대표, 임팩트투자사 옐로우독의 제현주 대표, 페미니스트로 유명한 곽정은 작가 등 50여 명이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는’ 인스파이어러(Inspirer)로 나선다. 문효은 대표는 “사회 각계에 있는 다양한 여성들이 이런 공간에서 만나 서로를 지지해준다면 더 많은 여성 창업가의 성공 스토리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인스파이어러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선릉 인근에 위치한 헤이 조이스. 지난 17일 이곳에서 열린 여성기업가네트워크 모임에서 헤이 조이스를 운영하는 플래너리 이나리 대표가 무대에 올라 헤이 조이스 창업 취지를 소개했다. 최정동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선릉 인근에 위치한 헤이 조이스. 지난 17일 이곳에서 열린 여성기업가네트워크 모임에서 헤이 조이스를 운영하는 플래너리 이나리 대표가 무대에 올라 헤이 조이스 창업 취지를 소개했다. 최정동 기자

 
이날 행사에도 1980~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여행ㆍ운동ㆍ취미ㆍ학습 등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이들에겐 멤버십 이용료(석 달 기준 45만원)도 높은 장벽이 아니라고 했다. 금융권에서 일하는 이 모(30) 씨는 “남성이 90% 이상인 회사에선 술자리를 통해 관계를 다지고 서로 끌어주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나와는 맞지 않아 늘 고민이었다”며 “내 방식대로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는 방법과 네트워크를 얻을 수 있다면 월 15만원 정도는 낼 만한 하다”고 말했다. 국내 유명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박 모(30) 씨도 “해외에 이런 공간 기반의 서비스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각 분야의 파워 우먼들과 경력 중심으로 인맥을 만들 수 있다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커리어 확장을 위해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돈을 지불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여성들이 늘고 있단 얘기다. 결혼과 출산은 선택이지만 일은 평생 하고 싶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2030들이 주축이다.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위치한 '헤이 조이스'의 옐로우룸. 최정동 기자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위치한 '헤이 조이스'의 옐로우룸. 최정동 기자
헤이 조이스의 스낵바. [사진 헤이조이스]
헤이 조이스의 스낵바. [사진 헤이조이스]
헤이 조이스의 파우더룸. 최정동 기자
헤이 조이스의 파우더룸. 최정동 기자
헤이 조이스에 있는 요가 스튜디오. 최정동 기자
헤이 조이스에 있는 요가 스튜디오. 최정동 기자
헤이 조이스에 마련된 라이브러리. [사진 헤이조이스]
헤이 조이스에 마련된 라이브러리. [사진 헤이조이스]
일하는 여성들의 멤버십 클럽인 헤이 조이스. [사진 헤이조이스]
일하는 여성들의 멤버십 클럽인 헤이 조이스. [사진 헤이조이스]
일하는 여성들의 멤버십 클럽인 헤이 조이스의 카페. [사진 헤이조이스]
일하는 여성들의 멤버십 클럽인 헤이 조이스의 카페. [사진 헤이조이스]
 
커뮤니티 공간 기반의 여성 멤버십 서비스는 이미 글로벌 트렌드다. 미국에선 2년 전 뉴욕에서 설립된 더 윙(The Wing)이 강력한 멤버십과 커뮤니티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더 윙은 뉴욕, 워싱턴 D. C,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도시에 라운지 5곳을 운영하며 여성들의 협업과 커뮤니티를 지원한다. 연회비 3000 달러(약 350만원)를 내면 더 윙이 만드는 다양한 이벤트와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같은 여성 정치인부터 아만다 실스 같은 여성 스타 등 영향력 있는 각계 여성들이 더 윙의 라운지에서 여성들과 만나고 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뿐만 아니라 이들의 메시지를 담은 종이 잡지를 통해 여성들과 소통한다.  
 
미국 뉴욕에서 2016년 시작된 여성을 위한 멤버십 클럽 '더 윙'의 라운지. [사진 더 윙]

미국 뉴욕에서 2016년 시작된 여성을 위한 멤버십 클럽 '더 윙'의 라운지. [사진 더 윙]

이외에도 여성의 창업 지원에 특화된 영국의 ‘올브라이트(All Bright)’나 캐나다의 ‘메이크 레모네이드’, 미 서부 시애틀 등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리벳터’ 등의 공간과 커뮤니티를 결합한 여성 멤버십 서비스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헤이 조이스를 기획한 이나리 대표는 “우리의 잠재 고객층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일하는 여성들에게 육아는 전체 고민의 20%에 불과했다”며 “육아문제 해결 외에도 자신의 성장과 성공에 갈증을 느끼는 여성들에게 일ㆍ사람ㆍ기회가 결합된 강력한 커뮤니티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위넷 창립 때부터 운영진으로 참여한 엄윤미 C프로그램 대표는 “언제든 마음 편히 찾을 수 있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여성들과 든든한 언니들을 만나고, 새로운 기회를 찾고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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