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분석]현대·기아차, 판매 늘었는데 이익 크게 준 이유는?

중앙일보 2018.07.29 13:59
현대·기아차, 상반기 차는 잘 팔았는데 이익은 왜 줄었나
 
미국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 [중앙포토]

미국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 [중앙포토]

 
현대차·기아차가 26~27일 각각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상반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은 현대차(47조1484억원·-1.1%)·기아차(26조6223억원·+0.8%)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큰 변동이 없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줄었다. 기아차(6582억원)는 16.3%, 현대차(1조6321억원)는 37.1%나 이익이 감소했다.
 
이처럼 이익이 크게 줄었는데도 차는 잘 팔렸다. 상반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현대차(224만1530대)·기아차(138만5700대)가 각각 4.5%, 4.4% 증가했다. 특히 2분기만 두고 보면 판매량 증가세는 더욱 도드라진다. 지역별로 봐도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국가에서 판매량이 늘었다.  
 
 
잘 팔고도 실적이 부진한 결정적인 이유는 환율이다.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1070~1080원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50원 정도 낮았다. 현대차그룹 사업구조상 원화 강세는 악재로 작용한다. 주요 부품을 국내서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달러 대비 원화 강세와 주요 신흥국 통화 약세로 신차 중심 판매 회복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재고 밀어내기와 할인판매가 많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거의 유일하게 판매량이 감소한 현대차 북미권역본부는 쌓이는 재고량을 소진하려고 일부 공장 가동률을 낮췄다. 실제로 2분기 미국 공장 가동률(85%)은 지난해(98.9%) 대비 14%가량 줄었다.  
 
재고 차량을 빠르게 털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센티브를 늘리는 것이다. 인센티브는 딜러들이 차량을 판매할 때마다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이다. 미국 자동차통계 전문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6월 미국시장에서 대당 인센티브는 기아차(3928달러)·현대차(2898달러) 모두 지난해 연말 대비 7.7~14.2% 증가했다. 인센티브를 높일 경우 단시일에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회사가 가져가는 순이익은 감소한다.  
 
실제로 매출원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1~3.2%포인트 상승하면서 현대차(5.5%→3.8%)와 기아차(3%→2.5%) 모두 영업이익률이 급격히 악화했다. 이를 두고 최병철 부사장은 “재고 안정화를 위한 공장 가동률 조정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흥국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중국(+28.2%·55만2421대)에서 큰 폭으로 판매량이 반등했고, 최대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는 인도(+8.6%·27만5136대) 시장 점유율도 가파르게 증가세다. 인도·러시아·브라질 등 신흥시장 상반기 판매(57만7000대)는 13.8% 증가했다. 이밖에 유럽(+6.3%·56만5062대)서는 시장 진출 이래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정부가 최고 25%의 관세를 매기는 방안이 현실화하면 현대·기아차 하반기 실적은 더욱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미국 상무부의 수입차 관세 부과 방침이 하반기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