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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송로 막힐라…"美 정부, 사우디 등과 '아랍 나토' 추진"

중앙일보 2018.07.29 11:41
 미국이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중동 내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아랍 6개국과 이집트, 요르단 등과 이른바 ‘아랍 나토’에 해당하는 안보ㆍ정치 동맹을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 "이란 견제 위해 수니파와 중동전략동맹 추진"
10월 워싱턴서 논의…미사일 방어시스템 구축 가능성
친이란 예멘 반군의 사우디 유조선 공격 후 급부상
사우디 등의 카타르 봉쇄가 걸림돌 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석유 수출 루트 봉쇄를 추진 중이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석유 수출 루트 봉쇄를 추진 중이다. [AP=연합뉴스]

 미국 측은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사한 이 동맹의 이름을 잠정적으로 ‘중동전략동맹'(MESAㆍMiddle East Strategic Alliance)으로 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 정부가 오는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이 사안을 논의하고 싶어해 이란과의 갈등은 더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측은 중동 지역 파트너들과 동맹 관계를 맺기 위해 수개월 동안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대규모 무기 구매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과 안보 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안보 동맹 등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한 대변인은 “MESA는 이란의 공격과 테러, 극단주의를방어하는 데 기여하고 중동 지역에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이 동맹이 중동 지역에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군사훈련 강화, 대테러 작전 및 경제ㆍ외교 관계 강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원유 수출 봉쇄에 맞서자는 벽화가 그려진 이란 테헤란 거리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원유 수출 봉쇄에 맞서자는 벽화가 그려진 이란 테헤란 거리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랍 나토는 사우디와 UAE 등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손잡고 이란에 대응하는 양상이 될 예정이다. 미국은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들과 함께 페르시아만의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를 보호하고 있을 뿐아니라 예멘과 시리아 내전 등에서도 공조하고 있다.
 
 동맹 논의는 특히 지난 25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사우디 유조선을 공격한 이후 급부상했다.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가 운영하는 각각 200만 배럴 규모의 유조선 두 척이 마시일 공격을 받자 트럼프 행정부는 해로를 보호하기 위해 군사 옵션을 검토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실제 군사 행동은 미국이 아니라 사우디 같은 동맹국들이 앞장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후티 반군의 공격은 사우디가 홍해를 통과하는 원유 수송을 일시 중단하게 만들었고, 이는 유럽과 북미에 대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지 않는 국가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란 정부는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송로이자 전 세계 바닷길로 유통되는 원유의 3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이 UAE를 방문해 협력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이 UAE를 방문해 협력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원유 공급과 맞물려 아랍 나토 계획이 거론되고 있지만 사우디 등 아랍 4개국이 테러조직 지원 의혹을 이유로 카타르와 외교·교역 중단 등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란의 고위 관리는 “중동에 안정을 가져온다는 구실로 미국과 동맹들이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런 접근은 이란 및 이란의 동맹국들과 미국이 지원하는 아랍 국가들 사이에 골만 깊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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