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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뜨거워진 한반도…10년마다 열대야 0.9일씩 증가했다

중앙일보 2018.07.29 11:00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하며 열대야로 인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하며 열대야로 인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저기온이 10년마다 0.24도씩 상승하면서 열대야 일수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기상과학원이 서울을 포함한 전국 6개 지점(서울, 인천, 대구, 부산, 목포, 강릉)의 지난 106년간(1912~2017년) 연평균 기온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29일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국내 6개 지점의 평균기온은 19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을 기준으로 0.18도씩 상승했다. 이에 따라, 최근 30년(1988~2017년) 평균기온은 14도로 12.6도였던 과거 30년(1912~1941년)보다 1.4도나 높아졌다.
 
국내 6개 지점(서울, 인천, 대구, 부산, 목포, 강릉)의 지난 106년간(1912~2017) 연평균 기온 변화. [국립기상과학원 제공]

국내 6개 지점(서울, 인천, 대구, 부산, 목포, 강릉)의 지난 106년간(1912~2017) 연평균 기온 변화. [국립기상과학원 제공]

특히, 최저기온은 10년 마다 최고기온(0.12도)의 두 배에 달하는 0.24도씩 올랐다. 그만큼 한반도의 밤이 과거보다 더워졌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열대야일 수도 10년을 기준으로 0.9일씩 증가했다. 열대야일은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말한다.
 
잠 못 드는 서울의 밤…열대야 급증  
서울 종로구 청계천을 Flir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모습. 화면의 붉은색 부분은 높은 온도(최고 38.5도)를 나타내며, 푸른색 부분은 낮은 온도(최저 28.6도)를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종로구 청계천을 Flir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모습. 화면의 붉은색 부분은 높은 온도(최고 38.5도)를 나타내며, 푸른색 부분은 낮은 온도(최저 28.6도)를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서울의 경우 최저기온 증가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10년마다 0.36도씩 빠르게 오르면서 최근 30년 평균 최저기온(8.9도)이 과거 30년(6.1도)보다 2.8도나 높았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에는 여름이 길어지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여름일 수는 최근 30년 평균이 116.3일이었지만, 최근 10년 동안은 124.7일로 8.4일이나 늘었다. 여름의 시작은 일 평균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가 떨어지지 않는 날부터 계산된다. 열대야일 수도 같은 기간 동안 9.4일에서 12.1일로 사흘 가까이 늘었다.
 
이렇게 서울의 여름이 길어지고 열대야가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와 도시화에 따른 열섬현상이 겹쳤기 때문이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장은 “아스팔트 도로와 콘크리트 건물이 낮 동안에 데워졌다가 밤에 열을 방출하면서 최저기온이 빠르게 올라가고 열대야일 수가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여름 폭염 왜 이렇게 심할까
폭염 원인. [기상청 제공]

폭염 원인. [기상청 제공]

그렇다면 올여름은 왜 유독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걸까.
 
기상청이 28일까지 집계한 7월 폭염일수는 12.2일이다. 1994년 18.3일에 이어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높다. 폭염 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뜻한다. 열대야일 수도 5.9일이나 됐다.
 
전문가들은 올여름에 이례적인 폭염 현상이 발생한 건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일어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상층의 제트기류가 북쪽의 찬 공기를 차단한 상황에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와 서쪽의 고온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열돔처럼 한반도를 덮어버린 것이다. 여기에 강한 일사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기온 상승을 부추겼다.
 
지구온난화가 폭염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변 과장은 “작년 말 티베트 지역에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빨리 녹는 바람에 유라시아 대륙이 일찍 가열되면서 더운 공기가 한반도까지 넓게 퍼졌다”고 설명했다.
 
“길어진 여름에 대비해야”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가까이 오르는 등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24일 오후 전북 전주시 기린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낮에는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2018.7.24/뉴스1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가까이 오르는 등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24일 오후 전북 전주시 기린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낮에는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2018.7.24/뉴스1

문제는 폭염이 앞으로 더 자주, 극단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의 모의실험 결과, 21세기 후반에는 해안이나 일부 산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폭염일 수와 열대야일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지금까지는 폭염이 주로 7~8월에 나타났지만, 앞으로는 5~9월에 걸쳐 확산할 것으로 예상됐다.
 
변 과장은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폭염을 불러일으키는 메커니즘도 더욱 심화되고 강도도 증가하는 걸로 예상된다”며 “여름이 길어지면서 5~9월까지 확장하는 추세로 나타나기 때문에 길어진 여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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