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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경고 "한국, 최저임금 인상 속도 빠르다"

중앙일보 2018.07.28 11:09
최저임금 인상과 내수침체로 인해 소규모 자영업자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상점에 폐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최저임금 인상과 내수침체로 인해 소규모 자영업자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상점에 폐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려의 목소리를 낸 데 이어 IMF까지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IMF 아시아·태평양국 과장은 한미경제연구소(KEI)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특정 지점을 넘어서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며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페이지오글루 과장은 IMF에서 ‘코리아 미션 총괄’을 맡고 있다. 한국의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을 10.9%로 결정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페이지오글루 과장은 한국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펼 때 “프랑스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랑스는 2005년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의 60%에 도달한 뒤 부작용이 생기자 인상 속도를 대폭 늦췄다. 그러나 여전히 전 세계에서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다.  
 
우리나라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도 올해 이미 62%대로 올라선 상태다. OECD의 2016년도 통계에서 50.4%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인상 속도가 매우 가파른 셈이다. 페이지오글루 과장은 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경우에 따라 통화정책 여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날 KEI 세미나 기조 발제를 맡은 랜들 존스 OECD 한국경제 담당관도 최저임금 인상이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 고용을 약화하고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존스 담당관은 “최저임금 인상 폭은 지역별로 수용할 수 있는 정도가 다르다”며 “서울 명동과 전라남도가 같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 일각에서도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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