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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흔들리는 군

중앙선데이 2018.07.28 01:00 594호 34면 지면보기
우리 군이 흔들리고 있다. 남북 화해 무드 속에 주적(主敵) 개념이 흐릿해지면서 군의 전투력은 약화하고 있고, 국방부 장관과 국군기무사 간부들의 공개적인 다툼으로 군의 위계질서는 무너지고 있다. 요즘 군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에는 적어도 그렇게 보인다. 이러다가 급박한 위기 상황이 닥치면 제대로 대응이나 할지 의문이다.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있지만 무작정 안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안보시스템은 한번 무너지면 다시 세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국민은 수난을 당하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었던 7월 27일은 이를 생생하게 말해주고 있다.
 

군 기강 해이 곳곳에서 경고음
대통령 “무거운 책임감” 당부
격변기 일수록 군이 중심 잡아야

이런 경고음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관한 것은 적절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와 책임은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며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국방개혁을 통해 현재와 미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강한 군대가 돼 달라고 요구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비핵화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그 끝이 어디일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이날 발표한 국방개혁안은 더 멀리 보고, 더 빠르게, 더 강력하게 작전할 수 있는 첨단 감시 정찰장비와 전략무기 자동화 등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에 맞게 스마트 국방, 디지털 강군으로 우리 군을 변신시키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는 3축 체계도 계속 추진한다. 3축 체계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전략이다. 2022년까지 미군 4성 장군인 연합사령관이 행사하는 전시작전통제권도 환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우리 군의 전투력도 키운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약속과 달리 비핵화의 이행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전방초소(GP)를 일방적으로 철수키로 하는 등 평화 구축도 좋지만 군이 성급하게 앞서가는 느낌이다. 현재 북한군은 DMZ 안에 우리 군보다 2배 이상의 GP와 민경대대까지 배치해두고 있다. 비핵화에 진척이 없는데 유엔사와 주한미군 존재를 흔드는 종전선언을 정부가 서두르는 것도 불안하다.
 
우선 땅에 떨어진 군의 지휘권을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 국민이 보는 국회에서 송영무 국방장관의 부적절한 언어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대드는 기무사 간부들의 행태는 하극상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군이 나태해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든다. 한·미 연합훈련이 전면 중단된 게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끊이지 않는 장성들의 성추행 사건은 기강 해이의 한 단면이다. 이런 가운데 병사들의 복무기간은 줄고 병력은 62만명에서 2022년까지 50만명으로 대폭 감소된다. 정예화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된다는 뜻이다.  
 
미군 유해가 송환되고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이 재개되는 등 긴장완화 조치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격변기일수록 군은 중심을 잡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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