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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탐사] ‘청와대 정부’ 움직이는 투톱은 임종석·윤건영 실장

중앙선데이 2018.07.28 00:02 594호 2면 지면보기
문재인 정부 파워맨 468명 해부 
1년여 동안 문재인 정부를 끌어 온 것은 ‘부산-대선캠프-노무현 정부’ 출신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6개 연결고리 관계망 분석
윤건영·송인배·성경륭 3명은
대통령과 6개 고리 모두 연결
정태호·백원우·김현미·한병도
부산 제외한 5개 고리 공유

‘문재인’ 기사 5402건서 54명 추출
임종석·조국·장하성 ‘청와대 빅3’
내각 제치고 정책 이슈 중심에

“청와대 중심 국정운영으로 좌초
박근혜 정부와 같은 패턴 보여”

문 대통령이 가진 연결고리의 핵심을 ‘부산-대선캠프-더불어민주당-노무현 정부-노무현재단-학생·노동운동’의 6가지로 파악하고 주요 공직자들이 서로 얼마나 많은 고리를 상호 공유하는지 사회연결망 분석으로 확인한 결과다. 이를 위해 중앙SUNDAY는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9일부터 2018년 7월 4일까지 임명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각 부처 차관급 이상, 공공기관장 및 감사 468명의 경력을 전수 조사했다. 이들 중 문 대통령과 연결고리가 하나라도 있는 사람은 275명(58.8%), 하나도 없는 사람은 191명(40.8%)이었다. 고위직만 추리면 달라졌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은 82.1%(78명 중 64명), 국무총리를 포함한 부처 장관 중 84.2%(19명 중 16명), 공공기관장은 53.4%(176명 중 94명)였다. 국가정보원 출신 비서관 2명은 신상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문 대통령과 연결고리 1개 이상 58.8%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문 대통령과 연결고리가 확인된 275명 사이엔 총 6만332개의 선이 그어졌다(그래픽① 참조). 연결고리가 많을수록 그림의 중앙에 위치한다. 큰 그림은 부산 연고가 있는 인사들을 대선 캠프 또는 민주당 경력만 있는 사람들이 감싸고 있는 모양으로 펼쳐졌다. 우측 상단의 외곽은 부산 연고나 정치적 이력은 없지만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275명 중 출신지·출신 고교·출신 대학 등에서 부산 연고가 확인된 사람은 29.5%(81명), 노무현 정부에서 활동한 사람은 41.8%(115명), 대선캠프 활동이 확인된 사람은 56.7%(156명) 등이었다. 6개의 연결고리 중 3개 이상을 공유한 사람은 29.8%(82명)였다. 분석을 담당한 정규진 교수는 “부산 연고와 노무현 정부·대선캠프 경력을 모두 보유한 이들이 가장 중앙에서 각 세력을 연결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멤버들 중 문 대통령과 연결고리를 가장 많이 공유한 인사는 윤건영 국정상황실장과 송인배 정무비서관이었다. 윤 상황실장과 송 비서관,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대통령과 6개 고리가 모두 겹쳤다. 정태호 일자리수석, 백원우 민정비서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한병도 정무수석,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부산을 제외한 5개 고리를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수석은 노무현 청와대의 대변인을 지냈고 김 장관과 백 비서관은 각각 비서관과 행정관으로, 이 부위원장과 한 수석은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위원으로 노무현 정부와 인연을 맺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 상황 실장은 2011년 문 대통령이 이해찬 전 총리와 함께 ‘혁신과 통합’을 이끌 때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청와대 소식에 밝은 한 여권 인사는 “각 부처 실무 책임자들과의 소통 창구 기능인 상황실장 본업 외에 ‘3철’(이호철·전해철·양정철) 등 장외 친문 인사들과 문 대통령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에서 총선에 세 번 출마했던 송 비서관 역시 문 대통령 주변의 대소사를 오랫동안 챙겨온 측근이다. 초선의원 출신인 한 수석은 공인된 실세인 임종석 비서실장과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집행부를 함께 한 ‘동지적’ 관계다. 전대협 출신인 한 민주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양정철 전 비서관과 김경수 경남지사와 함께 삼고초려해 임종석 전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영입한 이후 부산 그룹이 한 걸음 물러나고 임 실장 중심의 실무형 청와대가 구성됐다”고 말했다.
 
기사 빅데이터 분석은 연결고리 공유 현황만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기능적 결합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다. 같은 기간 중앙일보·중앙SUNDAY에 보도된 ‘문재인’ 키워드가 들어간 총 5402건의 기사에서 동시에 등장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기능적 관계가 있다고 보고 이들을 연결해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이 연결망에서 중심 집단을 구별해 주는 지표인 케이-코어(k-core) 분석으로 총 54명의 주류 집단이 추출됐다(그래픽② 참조). 이 분석을 맡은 윤호영 박사는 “이 54명을 출발점으로 기사에 동시에 출현하는 관계를 연결하면 각각 29명까지 이어진다. 이 연결이 끊김 없이 길수록 출발점의 인사가 정부의 핵심 행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비서실 위상, 기사 건수로도 확인
 
54명 사이의 연결망에선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장하성 정책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수현 전 대변인 등이 중심에 놓였다. 스피커 역할 때문에 자주 등장했던 박 전 대변인과 최초 여성 외교 수장이란 이유로 화제성 보도가 많았던 강 장관을 제외하면 ‘청와대 빅3’가 이낙연 총리를 포함한 내각을 제치고 정책 이슈의 중심에 있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임 비서실장이 인사 전반과 정상회담 국면에서 역할이 두드러졌다면 조 수석은 적폐청산과 개헌 등의 이슈에서 주목받았다. 장 정책실장은 소득주도 성장과 재벌개혁 등의 이슈를 중심으로 연결망을 형성했다. 54명 중 청와대 비서진은 20명, 정부 부처 소속은 25명이었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정부 부처 고위직(125명) 수가 청와대 비서진(78명)의 수보다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 비서실의 상대적 위상이 높았음이 기사 건수로도 확인되는 셈이다. 특히 정상회담 관련 보도에서는 청와대 비서진 중 노출도 상위 5인이 언급된 기사가 461건으로 관련 부처 장·차관이 등장한 기사(412건)보다 많았다.
 
최근 『청와대 정부』라는 책을 낸 박상훈 박사는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청와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 소식을 휴가 중에 접하고 황급히 돌아왔다. 개헌안은 국회와 조율되지 않은 상태로 민정수석이 청와대의 안을 공개 설명하는 방식으로 던졌다. 비서진의 주목도가 높다는 것은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좌초한 박근혜 정부와 같은 유형의 정부를 만들고 있다는 증거다”고 지적했다.
 
◆2012년 MB 정부 인사 분석=이번 분석은 2012년 2월 20일자에 중앙일보 탐사보도팀이 이명박(MB) 정부 출범 4주년을 맞아 보도한 ‘MB와의 인연 고리로 본 고위직 944명 인사분석’을 토대로 했다. ‘영남-고려대-대선캠프-인수위-한나라당-서울시-현대그룹’ 이라는 7개 연결고리를 따진 당시 분석에선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연결의 중심에 있었다. 이번 정부에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출신은 인사 변수였지만 성격이 다른 단체를 정량화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제외했다. 468명 중 참여연대 출신은 16명이었다.
 
부산·대선캠프·노무현 청와대 인맥이 문재인 정부 1기 이끌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문재인 정부의 중심엔 기능 면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인연으로 봤을  때에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SUNDAY가 성균관대 정규진 교수(행정학),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윤호영 박사(언론학) 팀과 함께 문재인 정부 1기 인사들의 인적 네트워크와 역학 관계를 사회연결망 분석과 기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따져본 결과다. 지난해 5월 9일부터 이달 4일까지 문 대통령이 임명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각 부처 차관급 이상, 공공기관장 및 감사 468명이 대상이었다.
 
이를 두고 학계를 중심으로 청와대가 내각을 압도하는 ‘청와대 정부’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26일에도 청와대 조직개편을 하며 비서관 자리를 하나 늘려 ‘3실장 12수석 49비서관’ 체제로 확대했다.
 
탐사보도팀=임장혁·박민제·이유정 기자,   
안희재 인턴기자 deep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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