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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패스 무단통과한 얌체족, 10명중 9명은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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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하이패스 무단통과한 얌체족, 10명중 9명은 잡힌다

중앙일보 2018.07.27 02:00
고속도로 통행료 미납의 98%는 하이패스 차로에서 발생한다. [중앙포토]

고속도로 통행료 미납의 98%는 하이패스 차로에서 발생한다. [중앙포토]

4조 1000억원.  
 
한국도로공사가 한해 고속도로 통행료로 벌어들이는 수입입니다. 이 돈으로 새 도로를 건설하거나 기존 도로를 유지·보수하고 빚도 갚는데요. 하지만 매년 돈이 모자라서 채권을 발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빌려오는 형편입니다.
 
이렇게 한 푼의 수입이 아쉬운 도공 입장에선 통행료를 내지 않고 그냥 요금소를 통과하는 차량은 정말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는데요. 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늘어나면서 통행료 미납 차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납 1617만 건에 412억 원 
 2013년 768만 여건(약 157억원)에서 2015년 1114만 건(262억원)으로 1000만건을 넘더니 지난해에는 1617만 여건에 미납금액만 412억원에 달했습니다. 미납액이 한해 통행료 수입의 1% 수준까지 뛰어오른 겁니다.    
지난해 통행료 미납액은 412억원에 달한다. [중앙포토]

지난해 통행료 미납액은 412억원에 달한다. [중앙포토]

 도공 영업처의 윤형진 차장에 따르면 통행료 미납의 대부분인 98%가량이 하이패스 차로에서 발생하는데요. 주로 선불카드에 들어있는 잔액이 부족하거나 깜빡하고 단말기를 달지 않은 경우 등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 정도 금액이 그대로 펑크 난다면 상당히 손실이 클 텐데요. 여기서 반전이 있습니다. 도공이 미납 통행요금을 받아 내는 확률이 90%를 훌쩍 넘는다는 건데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 간 도공의 미납 요금 징수율 가운데 최고 기록은 무려 95.5%나 됩니다. 
 
 지난해에는 92.1%를 기록했는데요. 미납 10건 중 최소 9건은 받아낸다는 의미로 야구로 치면 '9할'대의 그야말로 초(超) 강타자인 셈입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세부적으로 보면 하이패스 차로를 그냥 통과한 차량에 대한 징수율이 일반요금소를 돈 안 내고 빠져나간 차량보다 약간 높습니다. 하이패스 등록 정보 등이 있어서 추적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미납 통행료 징수율 90% 훌쩍 넘어 
 미납 차량으로부터 통행료를 받아내는 과정과 절차에는 시간이 제법 걸립니다. 미납 차량이 확인되면 촬영된 사진 등을 통해 바로 다음 날 차적조회를 하는데요. 그리고는 1개월 단위로 납부기한을 15일로 하는 1·2차 안내문을 일반 우편으로 보냅니다. 
 
 그래도 내지 않으면 다시 1개월 뒤에 독촉장을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고 그래도 납부가 안 되면 강제징수에 들어가는데요. 
요금을 내지 않고 통과하면 바로 다음날 차적조회를 시작으로 징수절차가 시작된다. [중앙포토]

요금을 내지 않고 통과하면 바로 다음날 차적조회를 시작으로 징수절차가 시작된다. [중앙포토]

 강제징수는 상급 기관인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얻어서 시행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해당 차량을 압류했지만, 공매를 하더라도 통행료는 후순위인 경우가 많아 별로 효과가 크지는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한 제도가 예금 압류입니다. 이렇게 하면 통장 입출금 자체가 정지되기 때문에 대부분 밀린 통행료를 낸다고 하네요. 
 
 이러한 미납 통행료 회수 과정에도 비용은 제법 들어갑니다. 공식용어로 '행정비용'이라고 부르는데요. 통행료 납부 청구서 등을 우편으로 발송하는 비용과 미납자가 통행료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경우 생기는 수수료 등입니다. 
도로공사가 지난해 미납 통행료 징수에 쓴 돈만 38억원이다. [중앙포토]

도로공사가 지난해 미납 통행료 징수에 쓴 돈만 38억원이다. [중앙포토]

 지난해에만 38억원이 투입됐는데요. 그래도 지난해 거둔 미납 통행료(381억원)에서 이 비용을 제하고도 343억원 정도 수입이 더 생긴 셈입니다. 물론 제때 통행료를 냈더라면 쓰지 않아도 될 돈이기도 합니다.  
 
 통행료 체납 차량이 많다 보니 도공을 사칭해 휴대전화로 미납 통행료 납부 안내를 보낸 뒤 악성 앱을 깔게 유도해 개인정보 등을  빼내가는 '스미싱'까지 등장할 정도인데요. 
 
 문자 속에 적힌 미납 내역 중에 차량번호와 납부할 미납통행료, 문의 전화 등이 없는 경우는 '스미싱'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유의해야 합니다.  
 
 20회 미납 땐 10배 더 내고 형사처벌도 
 사실 운전자 입장에서도 통행료 미납은 좋을 게 없습니다. 20회 이상 미납하면 부가 통행료 10배가 부과되는데요. 10만원으로 막을 걸 100만원 넘게 내야 하는 겁니다. 게다가 도공은 지역본부별로 체납징수팀을 운영하며 20만원 이상 미납의 경우 예금 또는 차량 압류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검찰까지 하이패스 무단 통과에 대해 형사처벌을 경고하고 나섰는데요. 여러 차례에 걸쳐 일부러 하이패스를 무단통과한 경우는 형법상 편의시설부정이용죄에 해당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는 겁니다. 
 
 도공에서 미납요금 징수율을 높이기 위해 상습체납 차량에 대해 형사고발을 강화하고 있고, 법원에서도 이에 대해선 대부분 유죄를 선고한다는 게 검찰 측 설명입니다. 
 
 자칫 밀린 고속도로 통행료 때문에 아주 곤란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건데요. 혹시 안 낸 통행료가 있는지 궁금하면 도로공사 홈페이지(www.ex.co.kr)의 초기 화면에 있는 '미납요금 조회/납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다양한 방식을 써도 못 받는 통행료는 있습니다. 이른바 '대포차'라고 부르는 무적(無籍) 차량이 대부분인데요. 대당 체납 건수로는 947건이, 금액으로는 6900만원이 최고 수준입니다. 
 
 도공에서는 이런 차량을 잡기 위해 그동안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서 예상 경로에 미리 대기하고 있는 방식도 사용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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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행료는 결국 고속도로 이용자들의 편익으로 돌아옵니다. 도로가 더 생기거나 유지·보수가 더 깔끔해지는 건데요. 이용한 만큼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선진 문화가 보다 정착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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