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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 회생시킨 자동차업계 해결사

중앙일보 2018.07.27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세르조 마르키온네

세르조 마르키온네

이탈리아·미국 합작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세계 7위의 자동차업체로 끌어올린 세르조 마르키온네(사진) 전 최고경영자(CEO)가 6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전 최고경영자 마르키온네 별세
모델 단순화, 비용 줄여 사세 키워

1899년 피아트를 세운 지주사 엑소르의 CEO 존 엘칸은 25일(현지시간) “우려했던 바가 현실이 됐다”면서 마르키온네의 사망을 알렸다. 마르키온네는 지난달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은 뒤 갑작스러운 합병증으로 스위스 취리히 소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일부 이탈리아 언론은 애연가였던 그가 말기 암 진단을 받고 입원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마르키온네는 세계 자동차 업계에선 입지전적인 인물로 여겨진다. 이탈리아계 캐나다인인 고인은 2004년 파산 직전까지 간 피아트의 구원투수로 임명됐다. 2009년에는 역시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 크라이슬러를 인수해 회생시킨 뒤 2014년 두 회사 합병회사인 FCA를 출범시켰다.
 
재임 동안 그는 생산 모델을 단순화하는 등 자동차 사업을 재정비하고 부채를 줄이는 등 비용을 절감하는 데 주력했다. 2015년엔 수퍼카 제조사 페라리를 새 회사로 분사하기도 했다. 그가 회사를 이끄는 동안 FCA와 페라리의 가치는 75억 달러에서 715억 달러(80조원)로 10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런 경험 때문에 그는 자신을 ‘기업 해결사’라고 부르기도 했다. 주 80시간 이상 일을 해온 탓에 ‘세계에서 일을 가장 많이 하는 경영자’로도 알려져 있다.
 
기자회견에서도 철학, 팝 음악, 고대 역사 등을 섞어 답할 정도로 박학다식했다. 재임 내내 정장 대신 스웨터와 점퍼를 고집할 정도로 실용적이고 소탈한 성품으로 대중의 신망을 받아왔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그는 이탈리아의 가장 뛰어난 경영자였을 뿐 아니라, 가장 상징적인 인물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1952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마르키온네 전 회장은 14세에 캐나다에 이민을 갔다. 이후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윈저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FCA는 마르키온네의 병세가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보이는 나흘 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지프 브랜드를 운영해 온 마이크 맨리를 신임 CEO로 선임했다. 
 
이새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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