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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보이그룹만 있나요, 외국서 더 유명한 혼성 4인조

중앙일보 2018.07.26 08:00 종합 20면 지면보기
세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한 카드는 "여름에 맞는 다섯 곡을 골라 담았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세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한 카드는 "여름에 맞는 다섯 곡을 골라 담았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카드(KARD)는 시작부터 독특했다. 보이그룹과 걸그룹으로 양분된 가요 시장에서 4인조 혼성그룹이라는 보기 드문 카드를 꺼내 들고는, 국내 음악방송을 뛰는 대신 해외 공연 무대에 먼저 올랐다. 지난해에만 유럽 및 북남미 13개국 25개 도시 투어를 돌았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한 것이다.
 

미국서 올 K팝 기대주 뽑힌 ‘카드’
새 앨범 내며 국내 본격 활동 나서

해외 언론은 되려 그 희소성에 주목했다. 혼성그룹의 장점을 살리며 다른 그룹은 결코 할 수 없는 섹시함과 터프함을 동시에 뿜어내는 모습에 매료된 것이다. 미국 빌보드 선정 ‘2017년 주목해야 할 K팝 아티스트 톱 5’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미국 음악전문매체 퓨즈TV에서 ‘2018년 기대되는 팀’에 K팝 가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이유다. 퓨즈TV는 “쉽고 트렌디한 트로피컬 사운드로 전 세계의 팬들을 사로잡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카드는 "혼성그룹이라 한 곡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사진 DSP미디어]

카드는 "혼성그룹이라 한 곡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사진 DSP미디어]

25일 세 번째 미니앨범 발매를 앞두고 서울 성수동에서 만난 카드는 겸손했다. 제이셉은 “운 좋게도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았지만 우리에게는 국내에서 자리 잡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제 막 걸음마 떼고 뛰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식 데뷔 전 발표한 ‘오 나나’, ‘돈트 리콜’ ‘루머’가 연이어 성공한 데 반해 데뷔 후 발표한 앨범이 되레 주목받지 못한 데 대한 자기반성이었다.
 
그렇다고 타협하진 않았다. “지금 가장 트렌디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처음 선보였던 트로피컬과 뭄바톤 기반의 음악이 통했던 것처럼, 이번 앨범도 댄스홀과 하우스 리듬이 섞인 EDM 곡인 ‘라이드 온 더 윈드(Ride on the wind)’를 타이틀곡으로 들고 나왔다. 전소민은 “지난번 곡 ‘인 투 유’는 자메이카에서 시작된 댄스홀이라는 장르 자체가 생소하고 무거워서 대중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엔 여름에 듣기 좋게 부드러운 곡선미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본격 라틴팝을 표방하는 ‘디멜로(Dimelo)’ 같은 곡도 수록돼 있다. ‘디멜로’는 스페인어로 ‘말해줘’라는 뜻으로 가사에도 한국어와 스페인어가 섞여 있다. 비엠은 “일부러 해외 팬들을 고려한 건 아니다. 처음 가이드 곡을 받았을 때 스페인어로 돼 있었는데 전부 한국어로 바꿔 버리면 그 느낌이 살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혼성그룹이기에 변화무쌍한 시도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지난 4월 여성 멤버 전소민ㆍ전지우가 라틴팝 가수 레슬리 그레이스를 대신해 슈퍼주니어의 ‘로시엔토(Lo Siento)’ 한국어 버전 피처링에 참여한 것처럼 남녀 유닛이나 듀엣처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걸그룹 퓨리티와 에이프릴 멤버로도 활동했던 전소민은 “14년 차 대선배들과 함께 무대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지우와 함께 유닛으로도 활동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나의 정의에 갇히는 것을 원치 않았다. “서로 너무 다른 색깔과 다른 모양이어서 보색 관계에 가깝다”는 제이셉의 말처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전지우는 “혼성그룹이라 그런지 서로 연애 감정은 없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데 저희는 연인보다는 남매나 크루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저희 팀 안무에도 남녀 구분이 없잖아요. 남녀가 함께 춤을 추면 여자는 무조건 섹시하게 춰야 한단 고정관념이 싫어서 힘들어도 다 같이 파워풀한 안무를 소화하는 걸요.”
 
현지 팬들 요청으로 꾸준히 해외 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카드. [사진 DSP미디어]

현지 팬들 요청으로 꾸준히 해외 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카드. [사진 DSP미디어]

카드의 스케줄은 하반기에도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상반기 아시아ㆍ호주 투어에 이어 9월에는 멕시코ㆍ콜롬비아ㆍ칠레ㆍ아르헨티나 등 4개국 투어에 나선다. 다음 달 19일에는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국내 첫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 “저희가 처음부터 큰 곳에서 공연한 건 아니에요. 처음 캐나다에 갔을 때 200~300석 규모였는데 그분들 덕분에 이번 남미 공연은 5000~6000석 규모로 할 수 있게 된 거죠.”(전지우) “한국에서 1200석 매진이라니 믿기지 않았죠. 제 고향이 충북 단양인데 자리가 비면 버스 대절해서 마을 분들 모시고 올라와야 하나 했거든요.”(제이셉)
 
그렇다면 이번 앨범을 통해 카드가 얻고 싶은 수식어는 뭘까. “믿고 듣는 신용 ‘카드’요.” 지체 없이 말했다. “아무리 들어도 한도 초과 없는 신용 카드라니, 너무 좋지 않나요. 주목해야 할, 기대되는 팀도 좋지만, 반드시 들어봐야 할 팀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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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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