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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 벽에 가로막힌 문 대통령의 규제개혁 속도전

중앙일보 2018.07.25 16:56 종합 3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요즈음 틈날 때마다 규제혁신의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참여연대·경실련 등 시민단체들
“보수 정권의 정책 따라가나”
의료기·은산분리 규제완화 반발
규제 혁신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지난 2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선 “과감한 규제혁파와 혁신성장 가속화에 주력하겠다”며 “제가 직접 매달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주재해 규제개혁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지난 19일에는 의료기기 규제혁신을 독려하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맞춰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25일 “정부·여당은 혁신성장의 가속 페달을 더욱 세게 밟을 것”이라며 “혁신성장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규제혁신 입법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당·청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규제혁신 성과는 아직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여소야대의 국회 지형과 관료의 저항 등 복잡한 원인이 있지만 최근에는 현 정부 지지층의 반대가 규제개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5월 16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회원들이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행동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 [뉴스1]

지난 5월 16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회원들이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행동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 [뉴스1]

 
실제로 39개 보건의료·노동자단체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의료기기 규제완화와 병원 기술 지주회사 허용 방안과 관련해 지난 24일 “박근혜 정부가 내놓았던 의료민영화를 위한 투자 활성화 방안과 동일하다”며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환자 생명과 안전조차 혁신의 대상이라는 박근혜 정신을 문재인 정부가 계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장하성 정책실장, 조국 민정수석, 김수현 사회수석과 정부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현 정부의 핵심 인력이 몸을 담고 있던 참여연대도 최근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8일 논평을 통해 “참여연대는 문재인 정부가 버려야 할 보수 정권의 경제 정책을 이어가는 것을 결코 수용할 수 없으며, 그럴 경우 주저 없이 저지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준비 미흡을 이유로 취소된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에선 인터넷 전문은행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완화를 다루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지난 13일 “산업자본이 은산분리 원칙을 넘어서 금융자본에 결합하면 시스템 리스크가 커져 국가경제가 상당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했다.
 
참여연대 출신의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중앙포토]

참여연대 출신의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중앙포토]

 
지난 5월 28일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최저임금법 개정이 있은 뒤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도 여권과 불편한 기류에 휩싸였다.
 
민주당 내에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을 잡을 만큼 용감해야 한다”(강훈식 의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당내 입장이 모두 정리된 것도 아니다. 문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규제 샌드박스 법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를 하고 있다.
 
민주당 일부도 규제개혁에 반대 
 
규제개혁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지난 12일 국회를 찾아 홍영표 원내대표를 만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규제개혁과 관련해 국회는 물론 민주당 내부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한 것은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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