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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CIO 인사 검증서 '장관 패싱'?…이사장ㆍ후보 미리 통화했는데 박능후 "몰랐다"

중앙일보 2018.07.25 16:47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외경. [연합뉴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외경. [연합뉴스]

최근 논란이 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사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장관 패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인사 검증 문제로 CIO 후보였던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와 통화했지만,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를 전혀 몰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곽 전 대표가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모 참가를 권유했고 김 이사장과 수차례 접촉했다고 밝히면서 관치 인사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복지부ㆍ질병관리본부ㆍ연금공단 업무보고에선 CIO 인사 문제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응답 도중 '장관 패싱' 문제가 불거졌다. CIO 공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이사장이 곽태선 전 대표와 4월 말 만나고, 지난달 초 통화한 이유를 물어보는 과정에서다. 김 이사장은 "6월 초 통화는 (인사) 검증이 자꾸 늦어지길래 어떤 문제가 있는지 본인에게 확인하기 위해 연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윗선에서 탈락 지시가 있었다고 말한 적 있냐'는 김 의원 질문에는 "그런 이야기 한 적 없다"고 답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연금 주무 부처인 복지부 수장은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지난달 20일에야 인사 검증 과정서 문제가 확인돼 곽 전 대표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김 의원이 "곽 전 대표 인사 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걸 미리 알았나"라고 묻자 박 장관은 "저는 그 사실을 모른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재차 물었는데도 "몰랐다"고 했다. 김승희 의원은 "복지부 장관이 20일까지 몰랐다는 건 인사에서 장관 패싱이다. 장관은 전혀 모르고 김 이사장과 청와대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CIO 임명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현재 국민연금 CIO는 공단 이사장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해 복지부 장관에게 임명 제청하고, 장관이 승인하면 선임하게 돼 있다. 실무 권한은 공단 이사장에게 있지만 복지부 장관도 임명 과정서 책임이 있다.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중앙일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곽 전 대표의 문제 제기로 국민연금 CIO 관치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중앙포토]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중앙일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곽 전 대표의 문제 제기로 국민연금 CIO 관치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중앙포토]

여당에서도 CIO 임명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정 관리에 실패한 것 아닌가"라며 "기금운용본부장과 주식운용실장 등 주요 요직이 비어있는 건 엄청난 문제"라고 말했다. 기 의원은 "(인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국민 불안 야기시켰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권 출범 1년이 넘었는데 지금까지 (빈자리로) 방치하는 건 직무유기다"고 덧붙였다.
 
1년 넘게 공석인 CIO 자리를 채우려면 제도적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명연 한국당 의원은 "정권이 바뀌거나 사회적 환경이 바뀌면 나에게 어떻게 (운용 책임이) 돌아올지 전문가들이 고민한다. 또한 근무 환경은 (본부가) 지방에 있으니까 수도권에 있는 사람에게 좋지 않고, 페이(대우)도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가가 절대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고 본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하면 (지원자들이) 줄줄이 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연금공단에서 CIO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서 내부 검증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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