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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증평 모녀' 막자…검침원이 위기가구 챙기고, 관리비 체납되면 도와준다

중앙일보 2018.07.23 11:00
숨진 지 수개월 만에 발견된 충북 증평 모녀의 집 앞에 폴리스라인이 붙어있다. [중앙포토]

숨진 지 수개월 만에 발견된 충북 증평 모녀의 집 앞에 폴리스라인이 붙어있다. [중앙포토]

앞으로 집집이 방문하는 수도ㆍ가스 검침원이 어려움에 처한 가구가 없는지 챙겨본다. 아파트 관리비가 밀린 위기 가정은 정부 시스템에 자동 등록돼 도움을 받을 길이 넓어진다. 보건복지부는 실직ㆍ질병ㆍ자살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복지 위기 가구를 찾아내서 지원하는 대책을 23일 공개했다. 지난 4월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증평 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 정책을 대폭 보완한 것이다.
 
증평 모녀는 사망한 지 2개월이 넘도록 이웃이나 행정 기관에서 전혀 알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한 현장 밀착형 위기 가구 확인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현재 지자체에선 집배원ㆍ검침원과 협력하는 ‘안녕 살피미’ 사업(서울 서대문구), 민간 배달 인력을 활용한 ‘희망배달통(通)’ 사업(광주 서구) 등이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아파트 관리자, 수도ㆍ가스 검침원 등 민간인들이 참여하는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을 2022년까지 35만명(읍면동당 평균 10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위기 가구의 안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위험이 조금이라도 감지되면 적극적으로 신고ㆍ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웃에서 위기 가구를 직접 확인할 경우 보다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바뀐다. 전화로 신고하려면 ▶보건복지상담센터(☏129) ▶지역민원상담센터(☏120)를 활용하면 된다. 온라인ㆍ모바일은 ‘복지로’ 홈페이지(www.bokjiro.go.kr)나 앱에 접속해야 한다. 가까운 읍면동 주민센터를 찾아가도 된다.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있다는 지적을 받은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의 위기 가구 발굴 체계도 개선된다. 현재 시스템에 공동주택 관리비 체납 정보가 새로 추가된다. 그동안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체납자 정보는 복지부에 통보됐지만, 민간 아파트는 빠져있었다. 신지명 복지부 복지정보기획과장은 "구체적인 체납 기간ㆍ금액 기준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 곧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ㆍ국민연금 보험료 체납 정보 범위도 확대된다. 연금 보험료 체납에 따른 위기 가구 분류는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인다. 건보료도 연체 금액(10만원→5만원), 연체 기간(6개월→3개월) 모두 완화된다. 또한 긴급 지원이 가능한 재산 기준이 완화되고, 유가족 등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 지원ㆍ복지 제도 안내 등은 강화된다. 각 지자체는 매년 한 번 이상 위기 가구 집중조사도 실시하게 된다.
 
정부는 2022년까지 사회복지직(1만2000명), 방문간호직(3500명) 공무원을 단계적으로 충원한다는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읍면동 ‘복지전담팀’이 지역 주민을 직접 찾아가서 상담하고 필요한 서비스는 연계해준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번 발표를 계기로 복지 위기 가구 발굴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꼼꼼하게 챙기겠다. 국민이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처하면 지역 주민과 복지 공무원의 노력으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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