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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인정률 2.4% … 한 해 수천 명 신청하는데 심사관 37명뿐

중앙일보 2018.07.23 00:55 종합 8면 지면보기
한국에서 정식 난민으로 인정받는 건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수준으로 어렵다. 지난해까지 3만2733명이 신청해 792명(2.4%)만 난민 인정을 받았다. 인도적 체류 허가자 1474명을 합하면 6.9%로 다소 확률이 높아지지만 유엔난민기구(UNHCR)가 밝힌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38%)보다 훨씬 낮다.
 

신청자 진술에 의존, 기준도 모호
“불복 소송 줄이어 … 신뢰도 높여야”

이 때문에 정부 난민 심사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난민을 돕는 시민단체에 근무하는 한 활동가는 “활동가 입장에서 봐도 난민인지 의심스러운 사람이 정식 난민 인정을 받은 경우도 있고 전형적인 난민에 속하는 사람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며 “도대체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행 난민법의 난민 인정 사유는 유엔에서 1954년 발효된 ‘난민협약’에 따른다. 한국에서는 93년 3월부터 시행됐다. 인종·종교·국적·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신체적 자유 등을 침해받을 공포가 있을 때 난민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보다 구체적인 ‘난민 인정 심사, 처우, 체류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외부에는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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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정확한 심사를 위한 자료 확보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난민 심사는 입증 책임이 있는 난민 신청자들이 제공한 자료와 진술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심사당국이 현지 정보에 어둡다 보니 심사의 정확성이 더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김대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A국가에서 박해를 받아서 온 난민을 제대로 심사하려면 A국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인력 부족 역시 난민 심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지난해에만 난민 신청자가 9942명이었는데 법무부에 소속된 난민심사관은 37명뿐이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전수연 변호사는 “결국 ‘빨리빨리 처리해야겠다’는 식으로 일처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졸속 심사는 대체로 허가보다 불허 쪽으로 결론 난다”고 말했다.
 
법무부 차관과 변호사 등 15명이 심사를 맡는 2차 심사도 마찬가지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난민심사제도의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과중함을 넘어 실제로 심의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난민 심사를 받고 불복해 재판까지 가는 불복률을 낮추려면 신속하고 공정한 심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대근 연구위원은 “난민 신청자들이 심사에 불복해 행정절차를 밟고 소송하는 걸 그 자체로 문제 삼을 수 없다. 신속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난민 심사 제도의 신뢰도를 높이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한영익·송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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