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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심리 업그레이드… 코리아오픈 탁구 첫 3관왕 오른 장우진

중앙일보 2018.07.22 18:35
2018 코리아오픈에서 3관왕에 오른 한국 탁구대표팀의 장우진.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2018 코리아오픈에서 3관왕에 오른 한국 탁구대표팀의 장우진.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만년 기대주에서 간판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의 스타는 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의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이었다. 남자 개인전 세계 30위인 그는 이번 대회 남자 단식과 복식, 혼합 복식까지 모두 석권해 3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21일 북한의 차효심(24)과 짝을 이뤄 출전한 혼합복식에서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27년 만에 남북 단일팀의 국제대회 우승을 경험했다. 이어 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남자 복식에서 후배 임종훈(21·KGC인삼공사)과 호흡을 맞춰 정상에 오른 뒤, 대회 마지막 경기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서마저 중국의 기대주 량징쿤(세계 103위)을 4-0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1년 시작한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한 건 장우진이 처음이었다.
 
22일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남자 복식에서 우승한 장우진(왼쪽)-임종훈.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22일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남자 복식에서 우승한 장우진(왼쪽)-임종훈.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014년 코리아오픈에 처음 출전해 21세 이하(U-21) 부문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던 장우진에겐 이번 다관왕이 뜻깊었다. 그동안 장우진은 '한국 탁구를 이끌 기대주'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었다. 2013년 세계주니어선수권 남자 단식에서 2007년 정상은 이후 6년 만에 한국 선수로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미래를 밝혔던 그였다. 강원도 속초 출신으로 초등학교 3학년 때 탁구를 시작해 무섭게 성장한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팀 옥센하우젠클럽에서 선진 기술을 배우고 실력도 쌓았다. 고등학생 땐 전국 대회에서 실업팀 형님들을 제압하는 '무서운 신예'이기도 했다.
 
그러나 성인 무대에서 장우진은 좀처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국내 대회에선 이상수(국군체육부대), 정영식(미래에셋대우) 등 형들의 벽이 높았다. 국내 대회에서도 개인 단식에선 좀처럼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탁구계에선 그에게 2인자라는 말도 붙여지기 시작했다.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혼합복식 정상에 오른 남북단일팀 장우진-차효심 조가 중국 조를 꺾고 27년만에 국제대회 정상에 우뚝섰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혼합복식 정상에 오른 남북단일팀 장우진-차효심 조가 중국 조를 꺾고 27년만에 국제대회 정상에 우뚝섰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올해 들어 장우진은 달라졌단 평가를 많이 받았다. 소속팀 미래에셋대우의 감독이기도 한 김택수 대표팀 감독은 "덤비지 않고 여유있게 경기할 줄 알게 됐다. 실수도 줄고, 공을 볼 줄 안다고 할 만큼 매우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실업탁구챔피언전에서 김동현을 누르고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던 장우진은 코리아오픈에서 승승장구했다. 복식뿐 아니라 개인 단식에서도 16강에서 전 세계 1위 중국의 쉬신을 4-1로 제압하는 등 기세등등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21일엔 개인 단식 2경기, 혼합 복식 결승 등 모두 3경기를 하루에 다 치렀음에도 모두 승리를 거두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장우진은 "체력 운동을 많이 하면서 예전보단 덜 힘들었다. 주 2~3회, 웨이트 트레이닝을 비롯해 서킷 트레이닝, 트랙 달리기 등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더 담대해진 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줬다. 그는 소속팀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스포츠 심리 전문가인 김병준 인하대 체육교육학과 교수에게 심리 훈련을 매주 1차례 받고 있다. 장우진은 "심리적으로도 많이 편해졌다. 예전에 앞만 내다봤다면, 지금은 결과보단 과정 하나하나를 중요시 한다.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현재에만 집중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로 장우진은 더 끈질긴 선수가 됐다. 코리아오픈에서 그는 승부처마다 조급하지 않으면서도 공격적으로 맞받아치는 전략으로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장우진은 "1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그동안 그 기회를 못 찾았다. 그런 실패를 통해 하나씩 배우니까 결과도 나온 것 같다. 계속 포기하지 않고 인내했던 게 잘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한 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의 장우진.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한 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의 장우진.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장우진은 다음달 18일 개막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국가대표이기도 하다. 김택수 대표팀 감독은 "이번 성과가 우진이에겐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전=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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