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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서 사람 숨져…연일 가마솥더위에 사망··폐사 속출

중앙일보 2018.07.22 16:42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17일 울산시 울주군 LS니꼬동제련 공장에서 근로자가 1250도의 용광로 앞에서 구리 주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17일 울산시 울주군 LS니꼬동제련 공장에서 근로자가 1250도의 용광로 앞에서 구리 주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만 10명 이상 사망…온열환자 1000여명
 
연일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 곳곳에서 폭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올여름 들어 발생한 온열환자가 1000여 명에 달하고, 이 중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면서 관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연일 35도 웃도는 한반도…폭염피해 계속
찜통더위 속 태풍까지…불쾌지수 최고조

 
22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낮 12시20분쯤 충남 홍성군의 한 아파트에서 A씨(21)가 차 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차량 주인 B씨가 발견했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차량 주인 B씨는 “어젯밤에 차 문을 잠그는 것을 잊었는데, 웬 남성이 뒷좌석에 누워 있어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들이 자폐성 질환이 있다”는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실수로 B씨의 차에 탑승했다가 차량 문을 안에서 열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전국에서 95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10명이 숨졌다.
22일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주포항 인근 해상 양식장에 고수온으로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 돌돔의 사체가 물 위를 가득 덮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주포항 인근 해상 양식장에 고수온으로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 돌돔의 사체가 물 위를 가득 덮고 있다. [연합뉴스]

해수욕장·하천 등 전국 곳곳서 물놀이 사고
폭염을 피해 해수욕장이나 강가를 찾은 피서객들의 피해도 속출했다. 21일 오후 7시9분쯤 경남 함양군 안의면 하천에서 물놀이하던 초등학생 C군(11)과 친척인 D군(11)이 깊은 물에 빠졌다. 사고 직후 C군은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고, D군은 중태다. 앞서 이날 오후 4시44분에는 경남 산청군 경호강에서 다슬기를 잡던 E씨(84·여)가 숨진 채 물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강원도 고성군에서는 이날 오후 2시15분쯤 화진포해수욕장에서 F씨(80·부산시)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시각장애인인 F씨는 이날 일행들과 점심을 먹은 후 물놀이를 하기 위해 물에 발은 담그던 중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충주시에서는 이날 오전 9시49분쯤 산척면 삼탄유원지에서 G군(15)이 물에 빠져 숨졌다. G군 친구들은 “친구가 높이 2m가량 바위에 올라가 다이빙했는데 2∼3분이 지나도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아 신고했다”고 말했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축 폐사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충효동의 한 축사에서 북구청 직원들이 살수차량을 이용해 물을 뿌리고 있다. [뉴시스]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축 폐사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충효동의 한 축사에서 북구청 직원들이 살수차량을 이용해 물을 뿌리고 있다. [뉴시스]

가축·물고기 수십만 마리 폐사…정전·화재까지 
폭염 속에 가축 및 물고기 폐사, 정전사고 등도 잇따랐다. 이번 무더위로 나주와 영암·곡성 등 전남 축산농가 136곳에서 닭과 오리·돼지 등 15만3000마리가 폐사했다. 전남 함평에서는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양식 중인 돌돔 8만여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함평 지역은 지난 12일부터 열흘째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한때바다 수온이 32도까지 치솟았다.전남도는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을 견디지 못해 물고기가 폐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이날 오후 10시16분쯤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해 756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다.한전 측은 긴급 복구반을 투입해 고장 난 설비를 수리하고 22일 0시40분쯤 전기 공급을 재개했으나 주민들은열대야 속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인천시 중구에서는 22일 오전 10시17분쯤 중산동 한 공터에서 시작된 불이 호텔 외벽으로 옮겨붙어투숙객 150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22일 서울 낮 기온이 사람 체온보다 높게 오르는 등 전국이 불볕더위에 시달렸다. 사진은 이날 오후 3시 기상청의 전국 폭염분포도 상황. [연합뉴스]

22일 서울 낮 기온이 사람 체온보다 높게 오르는 등 전국이 불볕더위에 시달렸다. 사진은 이날 오후 3시 기상청의 전국 폭염분포도 상황. [연합뉴스]

폭염에 습하기까지…‘찜통더위’ 태풍 구름 때문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오르고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불쾌지수가 ‘매우 높음’ 단계까지 치솟겠다고 예보했다. 연일 무더위 속에 동중국해상에서 북서진하고 있는 제10호 태풍 ‘암필(AMPIL)’에 동반된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습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서울과 경기 남부, 강원 영동 지역이 한낮에 37도까지 치솟으면서 폭염이 절정에 달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현기증이나 메스꺼움, 두통, 근육 경련 같은 열사병 초기증세를 보일 때는 그늘에서 휴식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천권필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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