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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개입에 위안화까지 출렁…국내 외환시장 불안

중앙일보 2018.07.22 16:11
미국과 중국 간 통상 갈등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1년 만에 최저치로 고시했다. 양국 간 통화전쟁이 시작됐다는 평가와 함께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시장도 이미 영향권 안에 들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강달러' 발언 직후 위안화 가치 1년 만에 최저치로
"무역분쟁이 통화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
한국 포함 신흥국 자산 가격 변동성 취약

인민은행은 20일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전날보다 0.9% 내린 6.7671위안(환율 상승)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다. 낙폭으로 따지면 2016년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인민은행은 7일 연속 위안화를 가치를 떨어뜨렸다. 중국 본토에서 거래되는 위안화는 지난달에만 4.5% 하락했다. 시점도 민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나는 달러 강세가 불편하다"고 말한 직후였다.
 
중국 위안화. [로이터]

중국 위안화. [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의도적으로 통화 가치를 절하하고 기준금리를 낮추고 있다"며 "미국은 금리를 올리면서 달러화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경쟁력을 앗아가는 것"이라고 적었다. 중국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계속해서 약세를 띠면 미국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는 중국에서 생산된 것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져 수출시장에서 불리해져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중국과 유럽연합(EU)이 통화 가치를 조작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제공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중국과 유럽연합(EU)이 통화 가치를 조작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제공 트위터]

 
트럼프의 통화시장 직접 개입과 이에 개의치 않는 중국 위안화 하락 흐름 속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화는 국제 통화시장에서 위안화와 묶여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말엔 2016년 당시와 같은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 전환을 예상했지만, 무역분쟁이 예상 시나리오와 달리 전개되면서 달러화 약세 재개 시점이 늦어지는 것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21일 "무역분쟁에서 통화전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양국이 점차 대립하면서 주식, 유가뿐 아니라 신흥시장 자산까지 총체적인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관건은 앞으로 인민은행의 행보다. 2015년 8월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를 시도했을 당시에도 중국 경제 성장이 멈출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면서 전 세계 주가와 유가가 출렁거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정부는 위안화를 너무 빠르게 절하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참가자 사이에서 달러당 6.8위안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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